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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수용소 비판 무마 나선 중 관영언론…"푸퉁화 교육 모두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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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3 13:58:35 수정 : 2018-10-23 13: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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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재교육 수용소와 지역 내 인권 침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제 수용소를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해명하고 나선 데 이어, 지역 내 미취학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푸퉁화(普通话-표준 중국어) 교육이 지역 주민 탈빈곤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3일 지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지역 내 학부모와 교사 모두가 2개 국어 교육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장 자치구 남서쪽 허톈(和田·호탄)시의 1277개 유치원에서 2개 국어 교육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86개 유치원이 2017년에 지어졌고, 취학 연령 아동 입학률은 100%에 달한다. 허톈시는 중앙 아시아 타림분지 남부 실크로드 남쪽 방면의 최대 오아시스 도시로 중국 최고의 옥(玉) 생산지로 유명하다. 
중국 신장 자치구 한 유치원 수업에서 아이들이 푸통화 받아쓰기를 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타임스 갭처

3명의 자녀를 둔 아즈걸 아불리즈는 “자신의 아이들이 푸퉁화를 배우는 것을 보고 기쁘고, 아이들이 푸 통화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신장 자치구 정부는 2개 국어 교육이 향후 탈빈곤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지역 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교를 중퇴하고 직업 전선에 나서는 중국어에 유창하다면 더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교육부 웹사이트는 “모든 민족 집단은 국가의 공통 언어 교육과 문화를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신장의 사회 안정을 도모하고, 도시화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개 국어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장 자치구 지역은 최근 알려진 재교육 수용소 존재로 인권침해 논란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에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강제성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장 자치구 쉐커라이디 짜커얼 주석은 지난 16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등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수용소를 “인도적이며 다채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교육센터”라고 전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영국의 BBC 방송 등 외신은 실체적 진실을 가린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자화자찬이라고 비꼬웠다. 짜커얼 주석은 재교육 수용소가 중국어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봉제와 전자상거래, 이발과 미용 등 직업 기술을 받을 기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신장자치구 당국자가 나와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기존 수세적인 방어 전략을 탈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수용소의 존재를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9일 발효된 ‘신장위구르자치구 반(反)극단주의 법’을 통해 재교육 수용소를 설치·운용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이미 마련한 상태다.

이날 관영언론의 2개 국어 교육 홍보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2개 국어 교육이 신장 위구르 지역 아이들의 미래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홍보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인권 탄압 논란과 비판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타임스는 지역 교육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푸통화를 배운 이후 상호 커뮤니케이션, 민족 통합 등 많은 것들이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중국인인데, 왜 배울 수 없을까? 우리는 그것을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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