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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시신’ 오리무중… 진상 규명 관건될 듯

입력 : 2018-10-22 20:28:40 수정 : 2018-10-22 20: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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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땐 단순사고 여부 등 밝혀져 / 사우디 왕실 ‘유가족에 조의’ 표명 / 에르도안 “진실 낱낱이 공개할 것”/ 英·佛·獨, 추가조사 촉구 공동 성명 / 국제사회 압박… 사우디 불신 커져 피살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시신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피살된 지 23일로 3주가 됐지만 시신의 행방은 묘연하다. 터키와 유럽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압박 속에 사우디 왕실의 석연치 않은 태도는 각국의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

외신들은 22일 카슈끄지의 시신이 사건 당일 영사관 외부로 옮겨졌다는 추적 보도를 이어갔다. 한 사우디 소식통은 “카슈끄지가 사망하자 살해 용의자들이 카펫으로 시신을 말아 영사관 외부의 조력자에게 넘겼다는 게 사우디 왕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이뤄진 녹음 파일을 일부 공개하며 사우디 정보당국의 개입설을 주장한 터키 수사 당국은 적극적으로 카슈끄지의 시신을 찾고 있다. 영사관 차량의 동선을 바탕으로 이스탄불 북부 녹지와 보스포루스해협 남동쪽 농촌 지역을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이 수색되면 미궁에 빠진 이번 사건의 성격도 어느 정도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의 주장처럼 주먹질로 인한 단순 사고인지, 터키 검찰의 추정처럼 치밀한 계획에 따라 살인이 이뤄진 것인지가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터키, 사우디가 고도의 협상을 통해 시신 수색 없이 사건을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

코너에 몰린 사우디 왕실의 국왕과 왕세자는 22일 잇따라 카슈끄지의 아들 살라 자말 카슈끄지에게 조의를 표명했다. 전날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적나라한 진실이 낱낱이 공개될 것”이라며 사우디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가 예고대로 23일 여당인 정의개발당의 의원 총회에서 파악된 진상을 세밀하게 공개하면 사우디는 더욱 난감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방 3개국은 21일 추가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독일은 별도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 의회에서도 사우디 왕실에 대한 비난은 그치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과 랜드 폴 상원의원은 모두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며 이에 맞는 처벌을 주문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도 “모든 곳에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진상규명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공개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강한 미국’을 강조해왔지만, 국제사회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유독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보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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