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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훈련기 수주 실패한 KAI, 한국형전투기 개발도 먹구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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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2 16:49:07 수정 : 2018-10-22 16: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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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추진중인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이 삐걱거리고 있다. 공동투자와 개발 사업을 진행해 온 인도네시아가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재협상에 나서면서 개발비 조달과 개발방식 등의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국 최초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기술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의 태도 변화까지 겹치면서 미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에 실패한 KAI의 장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F-X 사업 연구원들이 지난 3월 28일 이스라엘 엘타사 실험시설에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시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인도네시아 “재정부담 최소화 재협상”

21일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19일 기자들을 만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KF-X 사업 참여조건을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KF-X를 개발해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KF-X에 기반한 IF-X 50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사업 분담금 2380억원을 한국 정부에 지급하지 않아 중도하차 우려를 낳아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데다 자국 통화인 루피아화 가치 하락 등을 고려, KF-X/IF-X 사업을 계속 추진하되 재협상을 통해 자국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기술이전 항목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줬다”면서 “수 주 전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재협상과 (조건) 재조정에 동의했다. 두 정상은 1년 이내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붙잡을 대안은

KF-X 개발을 감독하는 방위사업청은 “추후 협의과정을 거쳐서 영향을 미칠 부분을 최소화하거나 없도록 조치를 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 정부에 자금을 융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KAI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인도네시아 정부에 자금을 빌려주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융자받은 자금을 개발비로 투자하는 방안이다. 인도네시아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손실은 없지만 자금 융자 방식과 조건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하다.

인도네시아의 투자금 지급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일단 인도네시아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 뒤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투자금 규모를 늘리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가 투자해야할 비용을 우리 정부가 추가로 부담할 수밖에 없어 예산 증액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예산심의권을 지닌 국회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발방식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개발비 부담을 낮추는 대신 공동투자 및 개발 방식을 기술도입생산으로 전환, 기술이전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재협상 과정에서 재정적 부담을 낮추고 기술이전을 늘리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KF-X 상상도. 동체 외부에 무장과 전자장비가 장착되어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KF-X 개발, 잘 될까

KAI는 현재 KF-X 기본설계를 마치고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상상도에 따르면, KF-X는 스텔스 전투기가 아닌 스텔스 기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다. 전투기를 최초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다보니 보수적인 설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전자전 포드와 무장 등이 기체 외부에 장착되어 있어 F-35A처럼 장비와 무장을 내부에 탑재하는 스텔스전투기에 비해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이 높다.

완벽한 스텔스 성능을 갖추려면 블록 2 이후에야 가능할 전망이지만 블록 2 개발이나 생산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F-35A가 대중화될 2030년대에 F-16보다 우수한 성능의 전투기가 수출 시장에서 얼마나 큰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개발 및 시험비행 과정에서의 리스크도 우려된다. 시제기가 등장하는 2021년부터 개발 및 시험비행에 투입되는 시간은 5년 정도다. 다양한 무장과 전자장비를 하나로 통합해 조종사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전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미국조차도 F-35A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FA-50 경공격기 개발과정에서 일부 무장통합과 비행제어 기술을 익혔지만 KF-X는 FA-50과는 차원이 다른 항공기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높다. KF-X 개발이 난항을 겪을 경우 F-35A 추가 도입 등이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어 KF-X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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