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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韓 "아직 확정된 것 아니다"

입력 : 2018-10-21 21:41:15 수정 : 2018-10-21 2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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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방 발표… 양국 공조 균열 논란/미국 ‘북 비핵화 협상 촉진’ 전략/ 양국 훈련 일정 조정 이견 드러내/ 韓, 美 발표 12시간 후 입장 표명/“北 자극 않고도 모의 훈련 가능”/ 공군, 단독훈련 예정대로 실시 오는 12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시행이 미국의 발표로 유예됐다. 하지만 우리 군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미국의 일방발표도 그렇거니와 우리 군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 표명도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 6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해병대연합훈련(KMEP) 연기 발표 당시 한·미 국방부는 공동발표 형식을 취했다. 한·미 공조에 빈틈 내지 균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작년 한·미 연합공중훈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이 열린 지난해 12월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들이 출격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북한 비핵화 촉진’ 기조 재확인

미 국방부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북한 문제에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고자 비질런트 에이스 시행 유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측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서둘러 결정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F-22와 F-35A 등 미 공군 첨단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월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가 실시되자 이에 반발, 남북 고위급회담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정으로 북한 비핵화 촉진 차원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이 내려진 뒤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2개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 등이 중지 또는 연기됐다. 이런 기조는 9월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화 흐름으로 이어지며 비질런트 에이스 역시 연기 합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유예 결정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진행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한·미 공조 ‘빈틈’ 논란

문제는 한·미 간 훈련 일정 조율에 이견이 드러냈다는 점이다. 한·미 공군은 이달 초 회의를 열어 세부사항을 논의하며 훈련 준비에 한창이었다. 공군은 지난 19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훈련 시기를 ‘12월 첫째주’로 명시했다. 국방부는 이번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비질런트 에이스 연기 문제를 의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이달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할 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측은 훈련 유예 조치를 조기에 기정사실화하면서 우리 국방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국방부가 미측 발표 이후 12시간여 만인 20일 오후에야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포함,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며 ‘뒷북 대응’에 나선 것도 조율되지 않은 미측의 일방 결정이었다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의 훈련 유예 제의에 정 장관이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대안의 필요성을 밝혀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는데, 미 국방부가 훈련 유예를 먼저 발표했다”며 “(하지만 정 장관의 설명을 듣고는) 이후 매티스 장관이 25일과 3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군사위원회(MCM)와 SCM에서 협의·조정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매티스 장관이 비질런트 에이스의 즉각적인 유예 결정을 제안했지만, 정 장관은 대안을 마련하자는 논리를 제시하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종 결정은 SCM으로 미뤄졌다는 의미다.

◆훈련 유예 결정에 군이 쉽게 동의 못한 이유는

군 당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은 자제하면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한 모의훈련 시행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와 관련해 “한·미 간 지휘통제시스템 등을 활용해 미군 전투기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고도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3~4가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완성 때까지 군 대비태세를 허술히 할 수 없다는 판단도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군 훈련에는 변동사항이 없다”며 “올해는 비질런트 에이스가 열리지 않더라도 같은 기간 한국 공군의 단독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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