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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부터 하는 맘카페에…아동 돌보는 교사들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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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2 07:00:00 수정 : 2018-10-21 18: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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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아동학대 문제②] 주변 환경 열악
김포 맘 카페에 오른 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사진= 김포 맘카페 캡처)
지난 13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곳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37세 A씨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원아를 데리고 인천의 한 공원으로 나들이 갔다. 당시 A씨는 한 아동이 말을 듣지 않자 제지했고, 이를 본 시민 1명이 아동학대로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자는 지역 주부들 커뮤니티인 맘 카페에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그 후 신고자의 글은 주부들 사이에서 확대 재생산돼 다른 맘 카페로 확산했다.

이들은 글을 퍼 나르며 사실 확인 없이 보육교사를 비난하고 해당 어린이집 이름과 교사 실명을 공개했다.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던 A씨는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는 유서를 남긴 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동료 교사들 “숨진 교사는 투철...맘카페 비난부터 해 힘들어”

동료 교사들은 올해 말 결혼을 앞두고 있던 A씨를 성실한 교사로 기억한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자기를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며 "정말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맘 카페에서 "확실한 근거 없이 일단 비난부터 하는 게 가장 힘들다"며 "(맘 카페 회원들은)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해당 맘카페에는 뒤늦게 ‘고인의 명복을 빈다’, ‘추모한다’, ‘죄송하다’ 등 뒤늦게 후회하고 반성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분별한 신상털기로 한 여성을 죽음으로 내몬 해당 맘 카페 회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에 약 13만명이 동참하고 나섰다.

◆피해 교사 어머니 고소...경찰 수사 착수

한편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 어머니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어머니인 B씨가 19일 오후 3시쯤 경찰에 출석해 맘카페에 글을 올린 학대 의심 아동의 이모와 신상털기에 가담한 불특정 다수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B씨는 이날 변호사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후 자신의 딸 사망과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맘카페에 글을 올린 여성과 신상털기에 가담한 맘 카페 회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한 만큼 신속히 수사하겠다"며 "어린이집 관계자 등을 조사해 이모가 11일 A씨에게 물을 뿌렸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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