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원래 산업용 로봇은 좌표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공정에 따라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저희 제품은 그 과정을 단순화해 작업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로봇이 따르도록 한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시연한 이 주황색 밴드는 산업용으로 만들어진 웨어러블 컨트롤러(착용형 제어기) 시제품이다. 팜캣은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과 이 제품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생기원은 팜캣의 제품을 스마트팩토리 환경 내 로봇작업을 제어하는 장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팜캣의 대표 김정모씨가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서울창업디딤터에서 동작인식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그러나 팜캣이 지닌 잠재력의 크기는 눈에 보이는 규모와 별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건 바로 팜캣이 보유한, 여타 업체와 차별화되는 동작인식 기술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존 동작인식 기술은 인식 대상의 동작을 촬영해 이미지를 결과값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우리는 이미지 처리과정이 없이 바로 데이터로 인식하고 결과값을 내놓을 수 있는 단순함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김 대표는 오는 26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하는 스포츠산업 행사에서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한 골프 장갑 형태의 스포츠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연에서 선보였던 주황색 밴드가 일반 골프 장갑에 들어가 사용자가 골프채를 휘두를 때 움직임이나 악력 크기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할 수 있도록 한 장비다. 김 대표는 “매우 단순한 우리 스포츠용 제품으로도 눈대중이나 감으로 하던 연습에서 벗어나 체계적 훈련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중에는 일반 컴퓨터를 이용할 때 마우스 대신 쓸 수 있는 제품인 ‘페로(PERO)’의 크라우드펀딩(온라인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팜캣은 미국의 유명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염두에 두고 현재 관련 인증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그는 최근 자신도 몰랐던 이 기술의 활용 범위를 깨달으면서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얼마 전 낙하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을 개발 중인 업체가 먼저 연락이 와 미팅을 했는데 우리 제품으로 낙하산을 제어하는 식의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우리 기술이 빠르게 다양한 사업으로 구현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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