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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인식 과정 단순화시켜 … 활용범위 다양”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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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1 20:58:29 수정 : 2018-10-21 20: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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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제어장치 새 장 연 스타트업 팜캣 김정모 대표 / 15년간 엔지니어로 회사 생활 / 올해 직원 4명 스타트업 세워 / 이미지 처리 과정 생략 컨트롤러 / 시간·과정 모두 줄여 높은 평가 / 제품 내놓기도 전 생기원과 계약 / 10월 말 스포츠용 제품도 선보여 스타트업 팜캣의 김정모(40) 대표가 주황색 밴드를 감은 손을 움직이자 컴퓨터 모니터 속 산업용 로봇팔 이미지가 따라 작동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사방팔방으로 손을 휘젓는 대로 로봇팔이 한몸인 듯 움직였다. 그러다 그가 손가락을 주황색 밴드에 갖다 대자 로봇팔이 화면 속 철판 이미지에 접촉했다.

김 대표는 “원래 산업용 로봇은 좌표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공정에 따라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계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저희 제품은 그 과정을 단순화해 작업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로봇이 따르도록 한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시연한 이 주황색 밴드는 산업용으로 만들어진 웨어러블 컨트롤러(착용형 제어기) 시제품이다. 팜캣은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과 이 제품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생기원은 팜캣의 제품을 스마트팩토리 환경 내 로봇작업을 제어하는 장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팜캣의 대표 김정모씨가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서울창업디딤터에서 동작인식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김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 서울창업디딤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생기원과의 계약 체결에 대해 “아직 시장에 제품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성과라 소식을 듣고 저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팜캣은 지난 3월 설립됐다. 김 대표를 포함해 회사 인원도 4명에 불과한 작은 업체다. 인터뷰를 진행한 서울창업디딤터에 마련된 팜캣의 사무실도 다른 스타트업과 함께 쓰는 공용 공간에 놓인 칸막이 없는 테이블 2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팜캣이 지닌 잠재력의 크기는 눈에 보이는 규모와 별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건 바로 팜캣이 보유한, 여타 업체와 차별화되는 동작인식 기술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존 동작인식 기술은 인식 대상의 동작을 촬영해 이미지를 결과값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우리는 이미지 처리과정이 없이 바로 데이터로 인식하고 결과값을 내놓을 수 있는 단순함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단순함은 자연스레 다양한 장치에 기술 적용이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됐다. 김 대표는 “컨트롤러를 장착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공간은 3차원(3D)이지만 우리가 대개 이용하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 장치에 구동되는 응용 프로그램은 2차원(2D)이기에 이미지로 처리된 정보를 그 공간에 구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우리 기술은 응용 프로그램이 원하는 데이터로 바로 전환이 가능한 형태로 동작 정보를 전달하기에 현재 실생활에서 쓰이는 많은 제품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장 김 대표는 오는 26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하는 스포츠산업 행사에서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한 골프 장갑 형태의 스포츠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연에서 선보였던 주황색 밴드가 일반 골프 장갑에 들어가 사용자가 골프채를 휘두를 때 움직임이나 악력 크기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할 수 있도록 한 장비다. 김 대표는 “매우 단순한 우리 스포츠용 제품으로도 눈대중이나 감으로 하던 연습에서 벗어나 체계적 훈련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중에는 일반 컴퓨터를 이용할 때 마우스 대신 쓸 수 있는 제품인 ‘페로(PERO)’의 크라우드펀딩(온라인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팜캣은 미국의 유명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염두에 두고 현재 관련 인증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창업 이전에 15년 정도 회사에서 엔지니어 생활을 했다. 국내 유명 회사의 베트남 사업 진출을 담당하면서 제조업 부문 경험을 쌓았다. 2016년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주위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 올해 직접 회사를 꾸렸다.

그는 최근 자신도 몰랐던 이 기술의 활용 범위를 깨달으면서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얼마 전 낙하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을 개발 중인 업체가 먼저 연락이 와 미팅을 했는데 우리 제품으로 낙하산을 제어하는 식의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우리 기술이 빠르게 다양한 사업으로 구현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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