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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피살’ 규명 논란에 관련국 행보 제각각

입력 : 2018-10-21 19:55:52 수정 : 2018-10-21 19: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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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영사관서 우발 사고” 발표 / 터키 “수긍 못 해… 머지않아 밝힐 것” / 트럼프 “첫번째 큰 조치” 일부 긍정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 온 사우디 국적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사진) 피살 사건이 알려진 이후 관련 국가들의 행보가 복잡해지고 있다. 카슈끄지가 지난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되면서 이를 둘러싼 규명 논란 등이 중동지역 외교의 핵심 고리로 등장한 것이다.

외교공관에서 피살 내지 실종 사건이 발생할 경우엔 주재국과 영사 파견국이 긴밀하게 협조해 사안을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진실 규명에 나선 터키는 공개적인 발표 대신 언론을 통해 관련 정보를 노출하고, 사우디는 자국민의 사망 원인을 감추려는 모습이다. 인권 관련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미국은 중동의 우방 사우디가 결부된 사건이기 때문인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우디 검찰은 20일 카슈끄지가 영사관 안에서 사망했다고 인정했다. 카슈끄지가 용의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주먹다짐 도중에 우발적으로 숨지게 됐다는 게 사우디 검찰이 공개한 내용이다. 초기 수사를 통해 고위 관료 5명이 직위 해제되고, 연루자 18명이 체포된 사실도 공개됐다. 이 같은 발표로 사우디는 사건 발생 이후 18일 만에 처음으로 카슈끄지의 피살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사우디 검찰의 발표 내용에는 용의자들의 신원, 대화 내용,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 등이 공개되지 않아 국제사회의 의문을 키웠다. 당장 영사관을 수색하며 사우디의 결부설을 키웠던 터키에서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인 정의개발당의 누만 쿠르툴무쉬 부대표는 “사우디 정부의 책임이 확인되면 이 범죄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터키 고위 당국자는 “카슈끄지의 시신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우리가 머지않아 알아낼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터키 정부가 수사 정보를 흘리며 압박하자 사우디가 마지못해 뒤늦게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인정하고 있다는 게 터키의 인식이다. 카슈끄지가 회원으로 소속된 ‘튀르크·아랍미디어협회’(TAM)는 이날 사우디 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연루자 18명은 물론 살해를 지시한 이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발표 내용과 관련해 “첫 번째 큰 조치”라면서도 “답을 찾을 때까지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혔다. 사건 규명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 의회의 강도 높은 비판에 대한 사우디의 반응을 일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100만개도 넘는 일자리가 걸려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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