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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혼란 속 아프간 총선… "유권자들 목숨 걸고 한표 행사"

입력 : 2018-10-21 19:57:26 수정 : 2018-10-21 19: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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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투표소 등 공격 수십명 사망 / 현정부 전복 위해 참여 위협에도 유권자들 민주주의 위한 투표행렬 아프가니스탄에서 8년 만에 첫 총선이 실시됐지만 민간인을 향한 무장반군의 각종 공격이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투표 등록 과정이 지연되는 등 아프간 정부의 준비 소홀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외신은 하지만 아프간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유권자들이 폭력 등 혼란에도 굴하지 않고 수시간째 기다리며 한 표를 행사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선 투표가 실시된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아프간 전역에서 탈레반 소속 무장반군이 수도 카불 등의 투표소를 겨냥해 193건의 공격을 벌여 최소 68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다. 아크타르 이브라히미 아프간 내무차관은 이날 공격으로 민간인 28명, 경찰 9명이 사망했고 반군 측에서도 31명이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은 2001년 이후 탈레반의 테러가 가장 극심한 것으로 평가되는 시기에 치러졌다. 탈레반은 서방의 지원을 받는 현 정부를 전복하고 이슬람 정권을 회복하겠다면서 총선을 앞두고도 “목숨을 건지기 위해 이 가짜 절차(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자제하라”며 국민을 위협했다. 당초 2015년 치러질 예정이었던 총선이 3년가량 연기된 것도 탈레반 등 안전상 위협이 문제 된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시민들이 8년 만에 총선이 시행된 20일(현지시간) 투표소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채 기다리고 있다.
바미얀=신화연합뉴스
탈레반의 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투표소에서는 일부 유권자가 투표인 명부에 등록돼 있지 않았고, 오전 7시에 투표소가 개장돼야 하지만 일부 공무원이 늦게 출근해 선거가 지연되는 등 혼란이 잇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번 총선이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테러 대응 역량을 높이고 행정적 착오를 줄이기 위해 치러지는 예비 선거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많은 유권자가 인내심을 갖고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라디오 진행자인 파이자 이브라히미는 “현재 (부패한) 아프간에서 좋은 선택이란 없으며 우리는 최악의 인물이 승리하지 않기 위해 투표했다”며 “오전 9시에 투표소에 가서 2시간가량 기다렸지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공정한 선거야말로 아프간 상황을 개선할 유일한 길이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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