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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15명을 상대했다고?”… ‘카슈끄지 사망’ 사우디 왕실 해명에 의문만

입력 : 2018-10-21 15:55:00 수정 : 2018-10-21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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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된 사실을 인정했지만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는 지난 2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 용의자들과 대화하다가 우발적인 주먹다짐으로 이어졌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과 국제사회는 정황 진술만 있을 뿐 사실을 확인하고 입증할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우디 정부 발표가 신빙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제기구와 유럽 주요 국가도 실체적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3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물리적 충돌을 의미하는 주먹다짐에 카슈끄지가 홀로 15명이나 되는 이들을 대적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터키 당국이 입수한 살해 당시 상황이 녹음된 오디오에는 그가 일방적으로 고문을 당했고, 살해가 우발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나온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20일 해임된 왕세자 보좌관 사우디 알-카타니는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내가 지시 없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겠느냐. 나는 왕과 왕세자의 고용인으로서 신뢰할 만한 명령 수행자”라는 메시지를 올린 바 있다.

현재 가장 의문이 되는 사항은 카슈끄지의 시신의 행방이다. 사우디 당국은 총영사관 안에서 카슈끄지가 살해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의 시신이 어떻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는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의문으로 꼽았다.

사우디 정보기관, 언론 통제는 물론이고 정치 사회체제 재편을 이끄는 그가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터키 당국도 빈 살만 왕세자가 모른 채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미 외교관은 “이번 일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승인 없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번 사건에는 사우디 왕실 기업 소속 항공기 2대와 빈 살만 왕세자와 측근 15명의 용의자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 사망에 관여한 18명을 구금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 실종 직전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사우디 국적자 1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 중에는 사우디 정보기관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터키 당국은 이중 최소 12명이 사우디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 용의자 중에 살라 무하메드 알-투바이기는 법의학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우디가 체포한 18명 중 터키 당국이 공개한 15명이 포함돼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방송은 터키가 신원을 공개한 이들 15명이 평범한 일반 사우디 관광객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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