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면 한국영화가 탄생한지 100주년이 된다.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토’(감독 김도산, 1919)가 개봉된 지 100주년이 되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919년은 일제강점기 10년이 되어가던 해로, 봄에는 전국적으로 3.1만세운동이 일어났었다. 그리고 같은 해 가을 10월 27일에는 ‘의리적 구토’가 개봉되어 한국영화 제작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세계영화 흐름상 1919년이면 영화가 탄생한지 25년쯤 되던 때였고, 아직은 흑백영화, 무성영화지만 장편극영화가 주류를 이루던 때였다.
김도산 (한국영상자료원) |
‘의리적 구토’는 당시 세계적 대세와는 좀 거리가 있었다. 연극 공연 중간 중간에 상영된 연쇄극의 형태라 영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고, 촬영과 편집 등 일본인 기술 스탭이 참여했기에 한국영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4년 전쯤 ‘의리적 구토’를 소개하며, 세계 최초의 영화로 평가되는 영화들도 ‘과연 영화 맞나?’ 싶은 건 마찬가지라는 점도 언급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리적 구토’의 필름이 남아있지 않아 볼 수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었다.
어느새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제강점기에는 연 10편이 채 못 되게 제작되던 영화가 현재는 연 200 여 편 가량이 제작되고 있고, 영화 관객과 영화관, 영화를 보는 다양한 방법들이 계속 확대되면서 변화되고 있다.
뤼미에르와 친구들(네이버 영화) |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였기에 매우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다.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다양한 소재와 주제, 영상을 담아낸 거장 감독들의 능력을 확인하며, 그들의 작업 과정과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접하는 것이 즐거웠다.
청춘의십자로 스틸(한국영상자료원) |
당장 다음 주인 10월 26일에는 ‘한국영화 99주년 100년의 문턱에서’(주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주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후원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도 개최될 예정이다.
앞으로 한동안 다양한 행사와 사업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인이나 학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영화를 즐겨온 관객들과도 함께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영화의 100년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관객들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행사장을 찾지 않더라고, 온라인으로 옛 영화들을 감상해볼 수도 있고, 나만의 한국영화 100선을 꼽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필름이 남아있지 않아 1919년 최초의 한국영화를 포함해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작된 영화들은 전혀 볼 수가 없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업영화 ‘청춘의 십자로’(감독 안종화, 1934) 등 1930년대 영화들부터는 일부 온라인 감상이 가능하다.
청춘의십자로 스틸(한국영상자료원) |
송영애 서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