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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카슈끄지 사망 가능성 인정…사우디는 희생양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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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9 14:54:50 수정 : 2018-10-19 14: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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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건의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카슈끄지의 사망 가능성을 결국 인정했다. 카슈끄지가 혼인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들어갔다가 실종된 지 약 2주 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태나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며 ‘카슈끄지가 죽었다고 믿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매우 슬프다”고 답했다. 그는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가 죽었다고 인정할 것”이라며 “모든 면에서 보이는 증거가 그렇게(카슈끄지가 죽은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오전 백악관을 찾아 ‘귀국 보고’를 한 이후 이뤄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망으로 인한 대(對)사우디 조치에 대해 “우리는 아주 강력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카슈끄지가 실종된 이후 줄곧 ‘증거 부재’를 이유로, 연루·배후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사우디 왕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다. 사우디는 미국산 무기구매의 ‘큰 손’이자 중동의 대표적 동맹이다. 하지만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의 일부 내용이 보도되고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이 점차 드러나는 등 사건이 심각성을 더해가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 가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곧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先) 진상규명-후(後) 대응’ 기조 입장을 고수했다. 그가 말한 세 가지 조사 결과는 이해관계국인 터키와 사우디, 미국의 조사를 의미한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이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의 불참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반(反)사우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우디 지도부는 카슈끄지의 살해 의혹 사건의 책임을 질 희생양을 찾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 왕실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 아메드 알-아씨리 소장에 대해 카슈끄지 살해 책임을 덮어씌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사우디 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사우디 내부계획에 정통한 세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사우디 당국의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미 실제로는 아씨리 장군을 범인으로 지목한 상태다. 사우디 왕실은 아씨리 장군이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카슈끄지를 체포해 사우디에서 심문하라는 구두 승인을 받긴 했으나, 자신이 지시사항을 오해했거나 승인 수위를 넘는 실책으로 카슈끄지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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