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 교황궁 2층 서재에서 가진 문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김 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전해 듣고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세계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교황이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것이다. 2015년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의 막후 중재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후 북·미협상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고 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북 초청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마치고 받은 선물. |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은 38분간의 비공개 단독면담을 포함해 5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티모테오’(Timotheos·디모데)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오늘 주교회의 때문에 아주 바쁘실 텐데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바티칸시티=박성준 기자, 유태영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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