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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가족"…늙고 병들어도 끝까지 지켜주실 거죠? [반려동물, 요람에서 무덤까지]

입력 : 2018-10-19 18:20:45 수정 : 2018-10-19 1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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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반려인’이 되고픈 당신에게 / 반려동물 외모·애교에 이끌려 키우다 값비싼 병원비·가족간 갈등 커져 유기 / 2017년 10만 마리·올해 8만 마리 버려져 / 다 자랐을 때 몸 크기 등 사전지식 필요 / 전문가들, 유기 반려동물 입양 추천 / “문제 있어 버려졌을거란 편견 버려야”
“아, 나도 한번 키워볼까….”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귀여운 외모, 한없는 애교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과시하는 반려동물들이 각종 미디어에 비칠 때면 이런 유혹에 갈등하는 이들이 많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과거보다 ‘외로워진’ 현대인들이 갖는 반려동물을 향한 호기심과 반려인이 되고 싶은 충동은 당연할지 모른다. 이러한 세태에 맞물려 반려동물 인구는 1000만이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유기동물 방치 캠페인 포스터. 어웨어 제공

그러나 반려동물 전성시대의 이면은 씁쓸하다. ‘엄마, 아빠! 어디가요? 가족이라면서요.’ 올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AWARE)의 유기동물 방지 캠페인 포스터에는 슬픈 표정을 하는 반려견의 모습과 함께 이러한 표어가 달렸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유실됐다가 구출된 반려동물은 10만 마리를 넘어섰다. 올해도 8월까지 8만 마리가 버려져 연말이면 전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31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2018 용인 반려동물 나눔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유기견 분양소에서 반려견을 쓰다듬고 있다.
용인=뉴시스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상임이사는 “어리고 유행하는 견종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구매하거나 분양받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어린 시절의 귀여움은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고 유행은 지나간다. 결국 호기심은 책임감보다 강할 수가 없고 이는 유기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막상 키워보면 배변 문제나 만만치 않은 병원 비용 등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일어나면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동물에 관한 충분한 지식과 마음가짐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예비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입양 또는 분양하는 과정에서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을 두루 살펴봤다.
◆“끝까지 함께 할 준비, 되셨나요?”

반려동물 입양에 가장 우선 돼야 하는 것은 책임감이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단순한 책임감과 애정 정도가 아니라 새 가족을 들인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며 “현재의 모습이 아닌 언젠가 병든 노견의 모습이어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에 관한 충분한 사전 지식도 필요하다.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들여왔다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반려인이 감수해야 할 부분은 한둘이 아니다. 특히 털 빠짐은 초보 반려인들을 당황하게 하는 것 중 하나다. 반려동물이 자랐을 때의 몸의 크기와 주거 환경, 반려동물이 자라는 환경 등도 고려해야 한다.

박 사무총장은 10여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끌면서 국민 견으로 불리기도 했던 ‘상근이’(그레이트 피레니즈 종)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가정에서 유행처럼 입양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몸집 때문에 아파트에서는 도저히 키울 수 없게 되자 결국 유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견종별 특성을 충분히 알고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의 갈등도 종종 있다. 반려동물을 들이는 것은 가족들의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사전에 가족들과 충분한 얘기를 나누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산책과 운동을 시킬 여건인지도 중요하다.

반려동물을 키울 경제적 여력이 있는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반려동물의 예방접종이나 병원치료비 등은 의료보험이 적용된 사람의 병원비보다 몇 배나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절 수술 비용, 항암 치료 등의 경우 하루에만 수백만원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반려동물은 어디서 데려와야 할까. 흔히 볼 수 있는 펫샵 등 반려동물판매업소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이곳의 반려동물은 ‘강아지 공장’ 등 비위생적이고, 불합리한 방법으로 번식해 대량 유통하는 경우가 많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만약 동물판매업소에서 반려동물을 산다면 동물판매업 등록이 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판매자의 이름, 주소, 접종기록 등이 기재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분양을 받을 때도 반드시 어미 개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고, 접종 여부 등을 확인한 후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충고한다. 번식의 전문성과 이해력을 갖춘 전문 브리더(사육자)를 통하면 어느 정도 불안을 덜어낼 수 있다.

유기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전진경 상임이사는 “유기 동물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 버려졌을 것이라는 편견, 어려서부터 키워야 한다는 편견, 유행하는 견종 등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버린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유기동물의 잘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생김새가 다른 것일 뿐 모든 개가 사람과 유대를 갖는 것은 시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품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누군가 입양하지 않으면 안락사되는) 한 생명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지자체와 함께 유기동물 입양자에게 예방접종·중성화수술 비용을 지원한다. 질병 진단비와 치료비, 미용비 등도 포함된다. 지원비율은 50%(국비 20, 지자체 30)이며 마리당 최대 10만원까지 받는다.

2014년부터 의무화한 동물등록제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최고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물 등록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삽입,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인식표 부착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할 수 있다.

세계일보·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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