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카풀 반대 택시 파업 ‘불구경’ 하듯 하는 정부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8-10-17 23:42:25 수정 : 2018-10-17 23:42: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출퇴근 시간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전국 택시업계가 집단 반발에 나섰다.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내일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꾸려졌다. 카풀 서비스를 추진 중인 업체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전자용 카풀 앱인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하고 운전자 모집 공고를 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에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며 택시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한다. 서울에선 택시업체들이 차량 운행을 중단하고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어서 ‘택시 대란’이 우려된다.

카풀 서비스는 택시 잡기가 힘든 출퇴근 시간에만 운영해 시민들의 시간을 절약하고 수고를 덜어주자는 취지다. 일부 국가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우버와는 차이가 난다. 승객으로선 매일 지하철과 만원버스에 시달리거나 비싼 택시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운전자는 자동차 유지비와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것이다.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고 공유경제 활성화라는 의미도 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은 몇년 전 우버와 비슷한 양상이다. 우버는 2015년 택시업계 반대로 2년 만에 철수했다. 카카오 카풀 이전 카풀 서비스 기업에 투자했던 현대자동차는 택시업계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하자 6개월 만에 지분을 모두 되팔았다. 택시업계의 반발과 함께 차량공유 산업 관련 규제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 탓이다. 정부는 여론에 영향력을 미치는 택시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차량공유 산업 활성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혁신 사업과 서비스에 제동이 걸리고 국민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해단체 설득이나 대응책 마련엔 손을 놓고 있다. 혁신성장을 외치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