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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엔 안 잡히는데…'택시 vs 카풀' 갈등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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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7 07:00:00 수정 : 2018-10-17 07: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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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이나 심야는 연로한 택시기사님들이 운행을 꺼리는 ‘불편할 때’라서 그렇습니다.”

특정 시간에 유독 택시 잡기가 어려운 이유를 묻자 한 업계 관계자가 들려준 대답이다. 택시 이용자 입장에선 황당한 이야기이다. ‘불편할 때’야말로 택시가 필요한 순간이 아닌가. 편할 때야 대중교통을 타면 그만이다.
택시 노사 4개 단체로 이뤄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가 준비 중인 카풀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은 결의대회에 참석한 택시기사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대리운전·내비게이션 등 카카오T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2018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에 따르면 출·퇴근과 심야 시간대에 택시 공급이 3배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 오전 8~9시 택시 호출건수는 11만6000건인데, 배차요청을 수신한 택시는 3만60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오후 11시~자정 시간대 택시 호출건수는 8만1000건, 배차요청 수신 택시는 4만대였다. 택시 공급에 비해 수요가 각각 3배, 2배 정도 많다. 택시 수급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택시기사 고령화(평균 연령 53.4세)와 심야시간대의 낮은 출근율이 지목됐다.

유감스럽게도 현행법상 이를 해결할 방안은 요원해 보인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요금을 높이고, 특정 시간대에 한해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는 것 등은 현재 금지 또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돼 있다. 따라서 법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 먼저이지만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견고한 연대와 사업의 세습화 등으로 엄청난 표밭을 축적한 이들을 정치권도 눈치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택시업계와 개별 택시기사를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는 있다. 높은 사납금 탓에 택시회사는 유복한데 택시기사는 영세한 노동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업계보다는 개별 택시기사의 처우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인수한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사업기반으로 활용한 새로운 카풀 서비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택시업계의 반발로 출시 강행 여부가 미지수이긴 하지만 이 서비스에서 활동할 크루 모집 공고를 16일 냈다. ‘카카오 T 카풀’ 크루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등록하면 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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