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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에 밀린 '20세기 아마존', 회생 가능할까?

입력 : 2018-10-16 18:19:18 수정 : 2018-10-16 21: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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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통’ 美 최대 유통체인의 몰락 / 한때 매장 4000개 거느린 ‘공룡’ / 만기 부채 1억3400만弗 못 갚아 / 7년 연속 적자… 빚 13조원 육박 / 백화점·K마트 142곳 폐쇄 결정 / 램퍼트 회장 “300여곳으로 재편” / WSJ “회생 성공할지는 미지수” 미국 최대 유통 체인 시어스가 매출 감소와 자금난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 언론은 142개 시어스·K마트 매장이 곧 폐쇄된다고 전했다.

백화점 체인 ‘시어스’와 대형마트 체인 ‘K마트’를 거느린 시어스의 지주회사인 시어스홀딩스는 15일(현지시간)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파산보호 신청서에 기재된 부채는 113억달러(약 12조7543억원)다. 2011년부터 7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시어스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1억3400만달러의 부채 상환이 힘들어지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15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한 시어스의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 매장이 한산하다. 몬테벨로=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시어스와 K마트 매장 142개가 곧 문을 닫지만, 나머지 매장은 영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어스와 K마트 매장 687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만간 240여개 매장의 존폐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폐점 진행 매장에서는 2주 이내에 ‘정리 세일’이 실시될 예정이다.

시어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대 주주인 에디 램퍼트 회장은 성명에서 “휴가 시즌(핼러윈,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시어스와 K마트는 마지막으로 매장을 열어 우리 고객에게 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램퍼트는 나머지 300여개의 점포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시어스가 회생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시어스가 사업규모를 줄이더라도 보호 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청산 과정을 걷게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밀리면서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위축된 때문이다.

시어스는 1886년 리처드 시어스가 우편으로 시계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1892년 우편 판매 사업에 나서며 기업으로 탄생했다. ‘시어스, 로벅 앤드 컴퍼니’는 카탈로그를 통해 의류, 장난감은 물론이고 자동차, 주택 건축 세트, 묘비까지 판매했고 미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어스 로벅은 여러모로 아마존의 초기 버전이었다”며 “우편서비스를 이용해 성장하는 국가의 가장 외딴 지역에까지 손을 뻗었고, 시카고의 300만 평방피트(27만8700㎡)의 창고에서 상품을 분류해 배송했다”고 설명했다.
격세지감 1969년 7월16일 미국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에 있는 시어스백화점에서 사람들이 아폴로11호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진열된 TV 앞에 모여 있는 모습. 화이트플레인스=AFP연합뉴스

1925년 시카고에 첫 점포를 연 시어스는 1973년 세계 최고 높이(108층·442m) 건물인 ‘시어스 타워’(현 윌리스 타워)를 세웠다. 2차대전 이후 늘어난 미국 중산층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공급하며 ‘아메리칸 라이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고 켄모어, 다이하드, 랜즈 엔드 등 자체 브랜드도 보유했다.

시어스·K마트 매장은 한때 4000여개에 달했고, 30만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했다. 현재는 7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2007년 195달러였던 주가는 41센트까지 추락했다. 올해만 주가가 80% 이상 빠졌다.

블룸버그는 “1955년 ‘포천 500’ 지수가 발표됐을 때 지수 대표 기업으로 시어스와 보잉, 제너럴모터스(GM)가 포함됐다”며 “보잉과 GM은 남아있지만 시어스는 이미 사라진 90%의 다른 기업들과 함께 스러져갔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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