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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인뉴스] 北 NLL 인정했을까

입력 : 2018-10-16 18:42:18 수정 : 2018-10-16 18: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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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합의서에 ‘NLL’ 명기해 놓고 ‘경비계선’ 고수…절반만 사실 / 文대통령 발언·합참 보고로 ‘혼선’ / 합참 “南北 정상 NLL 인정” 수습 / 해상침범 사라져… 실체 인정 평가 / 北함정간 통신선 NLL 사용 안 해 / 화해 분위기에 용어는 묵인하고 법적 효력 등은 인정하지 않는 듯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박한기 합참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서해 평화수역과 관련해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부터 9·19 평양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서해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서해 남북 함정 간 통신에서 NLL 대신 경비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공개 보고해 북한의 NLL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0일부터 시작된 국회 국방위 국감에서도 NLL 문제는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북한이 과연 NLL을 인정했을까.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는 절반만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NLL은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 8월 30일 당시 유엔군사령관 마크 클라크 대장에 의해 만들어졌다. 한반도 해역에서 남북 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서해에는 백령도·연평도를 포함한 서북도서와 북한 황해도 해안의 중간선을 기준으로, 동해는 군사분계선(MDL)을 연장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북한은 이에 맞서 2007년 NLL 이남에 자신들 나름의 ‘경비계선’을 따로 만들었다. 서해상에 두 개의 해상경계선이 존재하는 셈이다.

북한은 남북 군사대화에서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NLL 대신 자신들의 경비계선을 인정할 것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정상회담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해 NLL 일대’라는 용어가 삽입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합참은 12일 입장자료를 통해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했고, 9·19 군사합의서에서도 이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는 양 정상이 NLL을 인정한 것”이라며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서해상 포격훈련이 중단된 것도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서해 NLL 일대 해상 사격은 2014년 4번, 2015년 2번, 2016년 1번 실시됐으나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북한 선박의 NLL 침범도 올해 들어 사라졌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 함정의 NLL 침범행위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없었다”며 “그것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NLL의 실체를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군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은 서해 NLL을 공식 인정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설정한 경비계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함정 간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통해 “남측 선박이 경비계선을 침범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서해 NLL 일대’라는 표현을 합의서에 명기하는 데 동의한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을 놓고 북한이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의식, NLL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묵인하지만 그 실체나 법적 효력 등은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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