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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주윤발의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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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6 21:59:45 수정 : 2018-10-16 21: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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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자선 등을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돈이나 물건을 내놓는 것을 말한다. 활발한 기부 행위는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에선 기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더기빙USA’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재단·기업 등이 낸 기부금이 전년보다 5.2% 늘어난 4100억달러(약 462조원)로 추산된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부인 프리실라 챈은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기부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등 모범적인 기부행위를 하는 부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해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 힐튼호텔 회장 윌리엄 배런 힐튼은 2007년 자신이 소유한 호텔과 카지노 회사를 매각한 대금 12억달러를 모두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콘래드 힐튼 재단에 기부하면서 “유산 상속은 상속인에게서 자기 재산을 형성하는 만족감을 빼앗는 일”이라고 했다.

‘영웅본색’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 시대를 이끈 배우 주윤발(저우룬파·周潤發)이 전 재산인 56억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2만원)를 쓰고, 교통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한다”고 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한다. 기부에 대해서는 “그 돈은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 천후이롄(陳?蓮)은 기부단체를 설립해 그를 돕는다. 부창부수(夫唱婦隨)다.

우리의 척박한 기부문화 토양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개인 기부보다 기업 기부가 많고 그마저도 준조세 성격의 비자발적 기부가 많다. 기업은 기부를 사회공헌이라기보다 면피용 방책으로 여긴다고 한다. 경영자 개인 자금이 아니라 기업 자금으로 기부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동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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