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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원조 아이돌’ … 젝스키스·H.O.T, 잠실벌 달구다

입력 : 2018-10-14 20:59:14 수정 : 2018-10-14 21: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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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체조경기장·잠실운동장서 이틀간 나란히 콘서트 / ■ 젝스키스 / 강성훈·고지용 빠진 4명서 완벽 무대 / ‘약속된 운명’ 등 20 여곡 불러 팬 열광 /“다시 비상해보자는 마음으로 활동” / ■ H.O.T. /‘힙합전사’의 모습으로 등장하자 환호 /‘캔디’ 등 히트곡 선사… 팬과 함께 열창 / 강타 등 멤버들 개인무대서도 끼 뽐내
1990년대 후반 가요계를 양분했던 전설의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왼쪽)’와 ‘H.O.T.’가 13·14일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젝스키스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H.O.T.는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가요계를 양분했던 전설의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와 ‘H.O.T.’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잠실벌을 양분했다. 일명 ‘잠실대첩’으로 불린 H.O.T.와 젝스키스의 콘서트가 바로 그것이다. 두 그룹은 공교롭게 같은 날(13일과 14일) 같은 동네(잠실)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포문은 젝스키스가 먼저 열었다. 젝스키스는 13일 오후 6시와 14일 오후 5시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 2018 콘서트 [지금·여기·다시]’를 진행했다. H.O.T.는 한 시간 뒤인 13일 오후 7시와 14일 오후 6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재결합 콘서트 ‘포에버 하이 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Forever High-five Of Teenagers)를 개최했다.

두 그룹과 팬들이 한동네에 모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 12월. 폭우가 쏟아지던 서울 국립중앙극장 대극장 앞. 흰색과 노란색 우비를 입은 250여명의 소녀들이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육탄전을 벌였다. 당시 TV 뉴스로도 보도된 바 있는 H.O.T.(흰색 우비)와 젝스키스(노란색 우비) 팬들의 집단 난투극이다. 해당 싸움은 후일 ‘백황대전’이라며 가요계 ‘전설의 패싸움’으로 불렸다.

그때로부터 21년이 흐른 13일과 14일. 다행히 과거와 같은 모습은 재현되지 않았다. 다만 잠실 지역이 잠실역을 사이에 두고 흰색과 노란색 물결로 나뉘어 뒤덮였다. 과거보다 더 거센 물결이었다.
◆노란물결의 젝스키스

젝스키스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 2018 콘서트 [지금·여기·다시]’를 개최했다. 1년9개월 만이다. 콘서트 타이틀은 젝스키스가 직접 정했다. 팬송 ‘세 단어’ 가사에서 영감을 얻었고, ‘지금 여기’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다시 뭉친 현재의 젝스키스를 뜻한다. ‘다시’는 따뜻한 추억을 돌이켜보자는 의미다. 콘서트 장소인 체조경기장은 16년 만의 재결합 콘서트를 열었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콘서트는 개최하기도 전에 논란이 많았다. 강성훈이 횡령 의혹과 여자친구 논란 및 폭행 사건까지 연루됐다. 결국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강성훈이 빠진 4명이서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예고됐던 앨범 발표도 연기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콘서트는 성공적이었다. 강성훈과 고지용을 제외한 은지원과 이재진, 김재덕, 장수원 등 4명이 무대를 채웠다. 이들은 강성훈의 논란 이후 약 한 달이라는 기간에 파트 재분배, 녹음, 노래 연습, 안무 동선을 다시 짜는 등 쉴 틈 없이 보냈다. 더욱 열심히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 결과 흠잡을 데 없는 무대가 완성됐다.
멤버들은 ‘약속된 운명(아마게돈)’을 시작으로, ‘플라잉 러브’(Flying Love) ‘무모한 사랑’ ‘학원별곡’ ‘세 단어’ ‘소녀’ ‘예감’ ‘커플’ 등 20여곡을 불렀다. 이중 ‘플라잉 러브’와 ‘내겐 보일 수 없었던 세상’은 예전 앨범에 수록된 곡이지만, 무대 위에서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서브 보컬이었던 장수원은 리드 보컬 강성훈의 빈자리를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랩과 안무 담당인 이재진 또한 이번 콘서트를 통해 보컬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은지원과 김재덕도 실수 하나 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똘똘 뭉쳤으며 오랜 활동에 쌓인 연륜만큼 공연 중간에 하는 멘트도 재치가 넘쳤다.

체조경기장이라는 실내공간을 십분 활용한 무대도 돋보였다. 9개의 큐브 LED는 위아래로 움직이며 때론 무대로, 때론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다. 4개의 사각 스크린을 비롯해 다양한 조명과 레이저, 폭죽은 콘서트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특히 콘서트 하이라이트인 공중그네에 앉아 노래는 부르는 모습은 실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갑자기 낮아진 바깥 기온과 달리 콘서트장은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콘서트장을 비롯해 올림픽공원 일대는 젝스키스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가득 찼다. 팬들은 노란색 풍선과 응원봉, 마스크, 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응원했다. 젝스키스는 이러한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새로운 미래를 약속했다. 멤버들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콘서트 제목을 ‘지금·여기·다시’로 지었다”며 “다시 한번 비상해보자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흰물결의 H.O.T.

1999년 9월 18일 국내 가수 최초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H.O.T.가 같은 무대에 다시 올랐다. 13, 14일 진행된 ‘포에버 하이 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 콘서트다. 2001년 2월 27일 콘서트를 연 이후 17년 만이다.

13일 콘서트는 당초 계획된 시간보다 늦은 7시15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팬들은 기다림에 힘들어하지 않았다. H.O.T.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만 기대했다. 중앙무대에 위치한 5개의 스크린에서 H.O.T. 멤버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팬들은 환호했다. H.O.T.는 데뷔곡 ‘전사의 후예(폭력시대)’로 콘서트를 시작했다. 비닐 재질의 상의와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춤과 노래를 소화했다. 1996년 당시의 모습 그대로, ‘힙합전사’로 돌아왔다. 쉴 틈 없이 ‘늑대와 양’ ‘투지’ ‘더 웨이 댓 유 라이크 미’(The Way That You Like Me)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 ‘열맞춰’ ‘아이야’ 등 7곡을 불렀다. 노래가 끝난 뒤 멤버들은 “안녕하세요. H.O.T.입니다”라며 인사했다. 그리고 “17년 전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그동안 함께하지 못한 만큼 많은 추억을 가지고 가자”며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팬들은 변하지 않은 사랑으로 멤버들에게 화답했다. H.O.T.를 상징하는 흰색 풍선과 우비, 응원봉은 물론이고 플래카드 등으로 H.O.T.를 응원했다. 노래가 나올 때마다 17년 전에 했던 응원법을 외치거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멤버들은 스페셜 개인무대도 준비했다. 강타는 ‘라잇 히어 웨이팅’(Right Here Waiting)으로 변하지 않은 가창력을 보여줬다. 장우혁은 ‘시간이 멈춘 날’과 ‘지지 않는 태양’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토니안은 신곡 ‘H.O.T. 나이트’(H.O.T. Knight)를 공개했다. 문희준은 ‘파이어니어’(PIONEER), 이재원은 ‘아임 쏘 핫’(I’m So Hot)과 ‘어 베터 데이’(A Better day)를 선보였다.

절정은 멤버들이 함께 한 무대였다. 자신들의 최고 히트곡이자 상징과도 같은 ‘캔디’의 복장을 하고 무대에 섰다. 뒤쪽 객석 가까이에 위치한 돌출무대에서다. 팬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람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자리를 박차고 무대로 뛰어가기도 했다.

콘서트는 ‘빛’으로 마무리됐다. 멤버들은 중앙무대 스크린에 ‘넥스트 메시지 2019’(NEXT MESSAGE 2019)라는 문구를 보여주면서 내년 활동을 예고했다. 콘서트 관계자는 “향후 활동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지만, 멤버들 모두 이번 콘서트를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추가 활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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