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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의 웰빙’ 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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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1 22:46:28 수정 : 2018-10-11 22: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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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통계, 지식, 정책’에 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04년 시작된 OECD 세계포럼은 웰빙 측정에 대한 지속적인 토론 결과, ‘더 나은 삶의 질 지수 (BLI: Better Life Index)’ 개발의 결실을 맺은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성장 등은 모두 궁극적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국민의 물질적 삶이 안정되고 향상되는 것은 웰빙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진정한 개인의 웰빙은 이와 같은 물질적 요소 외에 비물질적 요소들이 고루 충족될 때 완성된다. OECD ‘더 나은 삶의 질 지수’가 소득과 부, 일과 수입, 주거조건 등 물질적 요소와 함께 건강, 여가, 일과 삶의 균형, 사회관계, 시민적 참여와 거버넌스, 환경의 질, 개인 안전 등 비물질적 영역들을 같이 측정하고 있는 이유다.
한준 한국삶의질학회 회장·연세대 교수

지금 우리나라는 여러 의미에서 전환점에 서있다. 70년이 넘는 남북의 적대적 분단 상황을 넘어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남북한 국민 모두의 웰빙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급속한 고령화 진행과 경제적 저성장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포용적 성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과제는 없다. 벤치마킹을 위한 적절한 외국 전례를 찾기도 힘들다. 역사적 전환점에서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헤쳐가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의 각오는 남달라야 한다.

무엇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가치 지향의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과거 압축적 고도성장기의 사고와 가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무엇보다 물질주의와 경쟁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탈물질주의는 물질적 풍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저성장 경제에서 물질적 성취만으로 충분한 만족을 얻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다양한 행복의 원천을 찾는 것이다. 남들과 경쟁에서 앞서야만 행복할 수 있다면 승리한 소수 외에 나머지 다수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승자만이 대접받고 보상을 독차지하는 제도가 바뀌고 국민들이 다양성이 아니라 획일성을 향해 무한경쟁을 멈출 때 웰빙은 개선될 수 있다.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웰빙의 사회적 기초가 취약해 경제적 수준에 비해 웰빙 수준이 낮다고 한다. 주변 사람 눈치 보느라 내 삶을 마음대로 살지 못하거나, 각자의 안위에만 신경을 쓰느라 주변의 어려운 삶을 돌아보지 못하는 상황 등이 웰빙을 저해하는 사회적 요인들이다. 연령, 젠더, 인종, 계층과 상관없이 인권이 존중되고 공정한 대접을 받으며 각자의 삶에 대한 존중이 이루어질 때 웰빙은 개선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웰빙이라는 말은 그동안 여유롭고 배부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웰빙은 정부와 기업,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서 높여가야 할 궁극의 가치이다. 삶 전반에 걸쳐 모두가 만족스럽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웰빙이다. 이번 OECD 세계포럼이 우리의 웰빙에 대한 인식과 정책 수립에 획기적 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준 한국삶의질학회 회장·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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