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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 브랜드를 전략고심

입력 : 2018-10-08 20:05:25 수정 : 2018-10-10 08: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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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시리즈, 제품 정체성 표현 모호”지적 / 가전제품 부문 톡톡 튀는 브랜드와 대조 / 경영진, 문제점 알고 있지만 결정 못내려 / 삼성은 스마트워치 등도 ‘갤럭시’로 통일 LG전자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인 G·V시리즈에 명확한 제품의 정체성을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가전제품 등에 출중한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의 모바일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도 대비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를 스마트워치와 가상현실(VR) 기기의 브랜드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갤럭시는 ‘무한한 가능성’이란 의미를 담아 탄생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옴니아’ 이후 브랜드를 갤럭시로 변경해 세계 스마트폰 1위 브랜드로 키워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웨어러블 기기에 ‘기어’라는 이름을 붙여왔지만 갤럭시로 통합해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는 달리 LG전자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G시리즈와 V시리즈로 나눠 출시하고 있지만 이 브랜드에 명확한 의미를 담지 못했다. 또 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리즈를 구분하는 기준도 모호하다.

G시리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이후 등장한 브랜드다. G시리즈 이후에는 당시 LG오너일가의 ‘구’를 땄다는 소문이 돌았고 ‘LG’의 ‘G’, ‘Great’의 ‘G’라는 이야기도 퍼졌지만 LG전자는 ‘G’의 의미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V시리즈는 LG전자의 대화면 제품인 ‘G 프로’가 출시 된 이후 변화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처럼 LG전자의 G시리즈와 V시리즈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며 “자동차에 비교하자면 G시리즈는 승차감이 편안한 세단, V시리즈는 프리미엄 SUV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제품의 특징을 녹인 브랜드를 붙인 가전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했다. 세탁 통이 돌아가는 세탁기에는 ‘통돌이’라는 브랜드를 적용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TV에는 ‘올레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전자동 세탁기는 ‘통돌이’, OLED 패널은 ‘올레드’가 될 정도의 효과를 냈다. 또 회오리(Whirlwind)를 보내(Send)겠다는 뜻을 담은 ‘휘센’ 에어컨과 고급스러우면서도 조용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은 ‘디오스’ 냉장고 등은 20년째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도 제품의 특징을 녹여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펜을 활용해 노트처럼 메모할 수 있도록 한 제품에는 ‘노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전에서도 바람이 없는 제품인 ‘무풍에어컨’을 내놨고 블록처럼 쌓거나 분리해서 쓸 수 있는 공기청정기에는 ‘큐브’라고 이름을 붙여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스마트폰 관련 경영진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쇼(CES)에서 “G와 V를 합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LG전자는 4개월 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한 신형 G시리즈(G7)를 선보였다.

황정환 LG전자 MC(모바일)사업본부장 역시 4일 V40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LG전자에 싸이언이라는 브랜드가 있었지만 지금은 LG전자 스마트폰만의 브랜드가 없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 모바일부문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LG전자의 제품이 갤럭시 시리즈에 비해 확연하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고객들이 G시리즈, V시리즈를 믿지 못하고 다른 회사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햅틱과 옴니아 등 휴대전화 브랜드를 버리고 갤럭시를 론칭하는 한편 노트5에서 노트6를 생략하고 노트7을 출시하는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브랜드가 제품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LG전자도 공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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