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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남북 수영·탁구 … 단일팀 감동 잇는다

입력 : 2018-10-04 20:48:24 수정 : 2018-10-04 2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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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장애인AG 내일 개막/北 ‘인민 물개’ 심승혁 등 7명 출전 /사상 첫 공동입장… 하모니 주목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북측 선수단이 4일 선수촌 입촌식에서 인공기를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2018 APG공동취재단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는 붉은색 트레이닝복의 투박한 얼굴들이 줄을 이었다. 인공기를 흔들며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뽐낸 이들은 정현 단장이 이끄는 북측 선수단이다. 이번이 하계 장애인 아시안게임 두 번째 참가인 이들은 수영과 탁구 두 종목에서 한국과 단일팀을 꾸린다. 북측은 선수촌장과의 선물 교환식에서 북한의 명물인 ‘개성고려 인삼차’를 선물로 전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북측 선수들이 그들만의 울타리에서 자급자족해 우리와는 다를 것이란 편견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행사 모습을 촬영하고, 등장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한민족 특유의 ‘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북한은 오는 6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선수 7명을 내보낸다. 탁구의 박금진(23)·김영록(24), 수영의 심승혁(22)·정국성(21)·김영현(15·여), 육상의 고정의(27)·신혁(30) 등이다. 이 중에서도 존재감이 남다른 선수가 2014 인천 대회서 북한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긴 심승혁이다. 심승혁은 북한 선수 중 유일한 하계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북한이 자랑하는 ‘인민 물개’다.
심승혁이 하지 절단장애라는 점은 외관상 쉽게 알 수 있지만, 그 외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선수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다만 북한의 장애인 복지 사이트 ‘내나라 닷컴’의 짤막한 소개글에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심승혁이 수도(평양) 중심부의 ‘창광원’ 수영장에서 훈련에 전심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인천 대회 남자 탁구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전주현은 “오래전에 하반신장애로 하여 육체적 고통을 받아왔다. 꿈과 희망을 포기했지만, 다시 일어나 탁구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은 사상 처음으로 개회식 공동 입장이 이뤄지는 등 볼거리가 많다. 비록 장애인 체육에 대한 낮은 관심도에 시달리지만, 한민족이 빚어낼 진한 우정만큼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길이 남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11일 수영 혼계영(4×100m)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심승혁과 한국 선수들의 하모니를 주목할 만하다. 심승혁은 “단일팀은 민족의 힘을 떨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네다. 남측 선수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만나면 반가울 것 같습네다”라며 싱긋 웃었다. 철조망과 서로를 향한 적대심을 단번에 녹인 백만불짜리 미소였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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