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북측 선수단이 4일 선수촌 입촌식에서 인공기를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2018 APG공동취재단 |
북측 선수들이 그들만의 울타리에서 자급자족해 우리와는 다를 것이란 편견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행사 모습을 촬영하고, 등장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한민족 특유의 ‘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북한은 오는 6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선수 7명을 내보낸다. 탁구의 박금진(23)·김영록(24), 수영의 심승혁(22)·정국성(21)·김영현(15·여), 육상의 고정의(27)·신혁(30) 등이다. 이 중에서도 존재감이 남다른 선수가 2014 인천 대회서 북한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긴 심승혁이다. 심승혁은 북한 선수 중 유일한 하계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북한이 자랑하는 ‘인민 물개’다.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은 사상 처음으로 개회식 공동 입장이 이뤄지는 등 볼거리가 많다. 비록 장애인 체육에 대한 낮은 관심도에 시달리지만, 한민족이 빚어낼 진한 우정만큼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길이 남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11일 수영 혼계영(4×100m)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심승혁과 한국 선수들의 하모니를 주목할 만하다. 심승혁은 “단일팀은 민족의 힘을 떨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네다. 남측 선수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만나면 반가울 것 같습네다”라며 싱긋 웃었다. 철조망과 서로를 향한 적대심을 단번에 녹인 백만불짜리 미소였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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