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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우리영화 산증인 감독 이장호를 추억하다

입력 : 2018-10-04 20:44:00 수정 : 2018-10-04 2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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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회고전 올 주인공 선정/ ‘별들의 고향’ ‘시선’ 등 8편 작품 상영
국내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문을 열었다. 배우 김남길과 한지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저녁 개막식에는 배우, 감독 등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과 시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BIFF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한국영화회고전’의 올해 주인공은 ‘별들의 고향’으로 유명한 이장호(사진) 감독이다.

이 감독의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1974)은 최인호의 신문 연재소설이 원작이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46만 관객을 동원해 기념비적 흥행기록을 세웠다. 첫사랑에 버림받고 의처증이 있는 남자의 후처로 살다 헤어진 뒤, 술집에서 일하게 된 경아(안인숙)의 이야기가 당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장희의 노래를 비롯해 70년대 청년문화의 새로운 흐름이 반영된 작품이며, ‘영자의 전성시대’(1975), ‘겨울여자’(1977) 등 ‘호스티스 멜로드라마’로 불리는 70년대 영화들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별들의 고향’으로 단숨에 스타 감독이 됐다.

1980년대 초반에는 억압된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가난을 고발하는 리얼리즘 작가로 주목받았다. 1983년 작 ‘바보선언’은 전통적 리얼리즘 스타일을 벗어난 혁신적 영화기법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어린이의 목소리로 반어적 내레이션을 시도하고 무성영화와 같은 저속 촬영과 풍자적 연기가 돋보인다. 당시 이 감독은 “이 영화는 내가 만든 작품이 아니라 독재 시대가 낳은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감독은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 등 한국 에로티시즘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과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으로 다시 흥행감독으로 돌아왔다. 이제하의 소설을 영화화한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가 ‘걸작’으로 평가받으면서 이 감독은 80년대 한국 영화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게 됐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별들의 고향’에서 최근작 ‘시선’(2013)까지 이 감독의 작품 8편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제 측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이장호 영화들은 오늘날 영화인과 관객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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