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찰공무원 지망생 카페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에는 이 같은 제목의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형광 조끼를 입은 여경 네 명이 멍하니 지켜보는 가운데 시민으로 추정되는 두 남성이 사고 차량 운전자를 끌어올리고 있는 장면이다.
지난 28일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경꿈사)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 경꿈사 갈무리 |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55분 부산 연제구 연산로터리 부근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현장 모습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호를 위반한 흰색 라보 차량이 파란색 포터 차량을 들이받은 뒤 왼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시험에서 여성들이 무릎을 꿇고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 관계자는 이어 “사고 차량 위에는 사람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먼저 구조활동을 하고 있던 시민에게 운전자를 끌어 올려달라고 한 것”이라며 “여경들은 운전자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차량 문을 잡거나 견인차량을 부르는 등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의 이런 반박과 별개로 여경을 향한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러니 여경이 출동하면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 아니냐”, “녹색어머니회가 해도 여경들보단 잘할 것 같다”, “여경 뽑을 때 체력검사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여경 관련 청원글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이모(27)씨는 “솔직히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여경이 오기를 바라겠느냐”며 “성차별이 아니라 직업별 특성이 있는 건데, 왜 여경을 늘리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지금 터져나오는 불만들은 여경 자체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는 남녀의 (신체적 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조급하게 여경 비율을 높이려고 한 데 따른 것”이라며 “차별이 아닌 차이는 인정을 해야 하는데, 그냥 동등한 권리만을 주장해 생긴 현상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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