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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혁신국가로… 이스라엘 만든 리더십

입력 : 2018-09-29 03:00:00 수정 : 2018-09-28 19: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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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5분의 1 면적 작은 국가/어떻게 첨단기술의 메카로 떴나/당시 정책 이끈 페레스 前 대통령/후대 위해 자서전에 노하우 담아/
젊은 세대에 도전과 상상력 강조
시몬 페레스 지음/윤종록 옮김/쌤앤파커스/1만6000원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시몬 페레스 지음/윤종록 옮김/쌤앤파커스/1만6000원


오늘날 이스라엘을 1등 혁신국가로 만든 것은 유대자본이 아니다. 시몬 페레스(1923∼2016)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페레스는 종교적 규제와 통제를 혁파해 1등 혁신국가 이스라엘을 만들었다. 이 책은 시몬 페레스가 생애 마지막 1년간 후대를 위해 집필한 자서전이다. 시몬 페레스는 언제나 시선을 미래에 고정시키고 미래세대를 강조한다. 젊은 세대에게 도전정신과 상상력을 강조한다. 옮긴이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스타트업 천국 이스라엘을 만든 페레스의 의지와 노하우를 소개한다.

1923년 폴란드 비슈니예프(현재 벨라루스 비시네바)에서 출생한 페레스는 11세 때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그는 20대 중반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의 비서로 들어가 각료, 총리를 거쳐 92세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199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올해로 독립 70년 주년을 맞은 이스라엘은 한반도의 5분의 1 정도의 면적을 가진 부존자원도 거의 없는 작은 국가다.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이스라엘 경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정부가 경제의 대부분을 주도적으로 운용하던 사회주의 체계였다. 정부는 거의 모든 산업의 투자자이자 소유자였고,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결정자였다. 기업들이 더욱 다국적화되고 덩치가 커지면서 정부 통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취한 행동, 즉 정부가 노동자들의 급여를 보전하는 것이었다. 이런 경제운영은 역효과를 초래했다. 야수를 쫓아내기보다는 오히려 밥을 주는 꼴이 되었다. 1979년이 되면서 인플레이션은 111%까지 치솟았다.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든 배경과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 후세대들이 교훈으로 삼도록 했다.
페레스가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것은 그 당시였다. 페레스의 노력은 간단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유별나게 매력적인 장소가 되는 것뿐이었다. 이를테면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캐피탈을 육성시키는 것 등이다. 페레스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요즈마’(Yozma·주도권)와 ‘인발’(Inbal·종의 추)이라는 두 가지였다. 쉽게 말해 투자에 대한 위험은 정부가 부담하지만, 보상은 철저하게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1990년대 초 이스라엘 내 기업가 정신에 불을 지폈고, 벤처캐피탈 1세대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페레스는 미국 내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하라고 호소했고, 먹혀들었다.

지금 이스라엘은 첨단기술의 메카이자 세계 1등 창업국가로 각인되었다. 이스라엘에서 시작한 6000개의 스타트업 가운데 100개가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와 일본은 각각 2곳뿐이다. 이스라엘판 실리콘밸리인 ‘실리콘 와디’는 자동차, IT, 바이오, 농업 등 기술벤처투자의 격전장이 되었다. 정치인들은 죄다 실패할 거라고 했으나 페레스는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페레스는 책에서 “지금의 세상은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면서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달리 가장 빠르고 가장 포괄적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변화의 핵심은 바로 영토의 시대에서 과학의 시대로 뛰어오른 것”이라고 했다. 옮긴이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 이것이 바로 그가 보여준 진정한 리더십”이라면서 “시몬 페레스는 그것을 정확히 이해한 지도자”라고 적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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