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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경영 통찰 “변신을 멈추는 순간, 기업은 망한다”

입력 : 2018-09-29 03:00:00 수정 : 2018-09-28 19: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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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지음/김상근 정리/쌤앤파커스/1만8000원
초격차/권오현 지음/김상근 정리/쌤앤파커스/1만8000원


주위에 통찰력을 가진 사람을 자주 본다. 뛰어난 학자들이나 특출한 사상가들은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통찰력이 뛰어난 수량 경제학자나 경영대학에서 경영전략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경영을 맡기면 그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까? 그들의 뛰어난 통찰력이 경영 성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가?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은 다른 것입니다. 저는 비교적 큰 조직을 관리하면서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행동에 굼뜨고 추진력이 약한 사람을 의외로 많이 봤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기발한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막상 실행은 하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결단력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늘 좌고우면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이죠.”

최근 10여년간 삼성전자를 이끈 권오현 회장의 조직경영 기법이 솔직담백하게 담긴 책이다. 권 회장은 언론 노출을 극도로 피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출간 직후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출판사 측은 어렵사리 설득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저자는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최고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최악의 리더들의 특징은 한결같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모든 좋은 것을 실컷 다 누립니다. 많은 보수를 받았을 것이고 남들이 우러러보는 사회적 위상을 내심 즐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물러나고 난 다음 회사나 조직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있는 동안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조직을 생존시키고 조금이나마 성장을 시켰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미래의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막아버렸다면 그는 최악의 리더가 된 셈입니다.”

많은 리더는 자신의 재임기간에 실적이 좋아 보이도록 착시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편법을 쓴다. 미래의 엄중한 현실이 놓여 있음에도 당장 자신의 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현실을 왜곡한다.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인력을 투입한다. 그의 재임기간이 끝나고 나면 조직에 심각한 위기가 닥친다.

저자는 “실패한 리더의 전형적인 태도는 자신의 후계자나 부하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말하는 ‘양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양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저자가 33년간 배우고 경험하고 고민한 것들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의지가 곳곳에 담겨 있다. “변신을 멈추는 순간, 모든 부서와 기업은 망합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제목 ‘초격차’란 삼성전자가 1등 기업을 향해 분투해 온 과정을 의미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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