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1월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2월9∼25일)을 한반도 정세의 전환점으로 삼은 우리 정부는 4·27 남북판문점정상회담,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로드맵을 그렸다. 지금까지가 밑그림을 그린 것이라면 남은 석달간 펼쳐질 외교 일정은 하나같이 결정적 순간들이 줄지어 있는 형국이다.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리용호 외무상(오른쪽 두번째)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지난 24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관련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발 에어차이나 ‘CA981’ 항공편으로 이날 오후 2시40분쯤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내렸다. 리 외무상은 오는 29일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이다. 리 외무상이 일반토의 연설을 나흘이나 앞두고 뉴욕에 온 것도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리 외무상과 회담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고 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연내 방북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
남궁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숨가쁜 외교 일정 속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신중해야 한다”라며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중간선거”라고 꼽았다. 그는 “미국 중간선거 전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의 위협만 적당히 제거하고 한반도를 위한 완전한 비핵화는 어정쩡한 상태로 남게 되는 경우가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너무 희망적이거나 조급한 접근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김예진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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