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호날두는 전반 29분만에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그는 유벤투스의 공격 전개 상황에서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다 이를 저지하는 발렌시아의 수비수 헤이손 무리요(26)와 엉켜 넘어졌다. 이에 발끈한 호날두는 일어나면서 무리요의 머리를 만지며 귓속말을 했고, 이를 본 발렌시아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나왔다. 주심은 골대 옆 부심에게 상황을 물어본 뒤 호날두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호날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까지 글썽였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머쓱한 퇴장을 당한 호날두이지만, 곧바로 체면을 세우며 슈퍼스타의 면모를 과시했다. 호날두는 24일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스타디오 베니토스티르페에서 열린 세리에A 5라운드 프로시노네와의 경기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유벤투스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5분까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유벤투스는 후반 36분 피아니치가 슈팅한 공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자 호날두가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호날두의 리그 두 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3호골. 유벤투스는 5연승을 거두며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물론 액면 그대로 ‘일정’상의 이유로 볼 수 있지만, 호날두가 FIFA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3인에 오른 ‘주연급’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날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UCL 3연패를 이끈 호날두 역시 올해의 선수 적임자다. 다만, 현지에선 호날두의 팀 동료였던 모드리치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다. 모드리치는 호날두와 함께 UCL 3연패의 일등공신인데다 2018 러시아월드컵서 자국 크로아티아의 준우승을 일궈냈다. 마르카는 “주인공이 되지 못한 선수들은 시상식 초대에 응하지 않는 법”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사진=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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