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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1년 전 “미치광이” 입전쟁…이젠 ‘종전선언’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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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1 07:00:00 수정 : 2018-09-20 21: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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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격세지감’…격동의 한반도 1년 안팎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2017년 9월19일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우리는 곧 만날 것.”(2018년 9월19일 미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와 올해 9월1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말이다. 내용과 분위기가 1년 새 ‘상전벽해’로 바뀌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및 국제정세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북미 두 정상은 서로를 “미치광이”라 부르며 ‘브레이크 없는 입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 9월에는 남북 정상이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하자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1년 전 北 6차 핵실험→트럼프 “北 완전파괴”→김정은 “노망난 트럼프”

지난해 9월은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9월3일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일주일 뒤 유엔 안보리는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9번째 제재결의이자 미국 주도로 만든 2375호 결의안에는 김 위원장의 ‘생명줄’이라 여겨졌던 대북 유류 공급을 처음으로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의안 채택 3일 뒤인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다. 7월29일 화성-12형 발사 이후 17일만의 무력시위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초강경 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 파괴(totally destroy)’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미사일 도발 5일 뒤인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비아냥댔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와 그의 정권을 자살로 몰아넣는 미션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준비가 됐다.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 경쟁’을 벌인 건 이때부터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파괴’ 발언을 “개 짖는 소리”라며 운을 띄웠고, 김 위원장은 다음날 노동신문 1면에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을 “정신 나간 노망난 늙은이(mentally deranged dotard)”라며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22일 김 위원장을 “미친 사람(mad man)”이라고 칭하며 “전례 없는 시험에 들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백두산 오른 남북 정상…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좋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선 남북 두 정상 내외, 1년 전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는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나란히 서서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잡고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이번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다.

1년 간 한반도 정세는 급변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 5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는 6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9월 남북 정상은 세 번째 조우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추진을 합의했다. 내주 뉴욕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상황에 따라선 연내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DDP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은 사실상 100%”라며 “미 11월 중간선거 4∼5일 전에 열릴 것”이라고 개최 시점까지 특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내가 취임하기 전 많은 사람이 북한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적어도 개인적 기반(a personal basis)에서 볼 때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는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라고 답하며 김 위원장과의 재회에 힘을 실었다.

이번 평양 회담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5단계 구상 중 4단계 종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4단계는 4·27 판문점선언에서 밝힌 ‘연내 종전선언’으로, 남북정상회담→한미정상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단계는 평화협정 체결, 남북경제협력 등이다.

평양=공동취재단,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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