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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의세상속물리이야기] 메탄 급증과 온실효과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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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0 22:53:13 수정 : 2018-09-20 22: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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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농도 해마다 최고치 경신 / 온난화 저지,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
최근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방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뉴스에 소개된 바 있다. 북극권의 동토층 속에는 오랫동안 축적된 막대한 양의 동식물의 사체, 즉 유기 탄소가 묻혀 있다. 지구온난화로 지층이 녹으면서 미생물이 유기 물질을 분해해 온실가스를 뱉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메탄은 대기 중 농도가 이산화탄소의 0.5%에 불과하지만 온실효과에 대한 기여도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온실효과가 큰 기체다. 이에 메탄 가스의 농도 상승이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도대체 온실효과가 무엇이길래 지구의 대기에 소량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표면온도가 약 5800도인 태양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을 포함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자기파를 우주 공간으로 보낸다. 지구에 도달한 전자기파 중 절반 정도가 대기를 통과해 표면에 도착한 후 흡수돼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온도를 가진 모든 물체는 그 온도에 해당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가령 사람의 몸에선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이 나온다.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가진 지구도 적외선을 방출한다.

지구가 자신이 받은 태양에너지와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낸다면 지구의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문제는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의 일부를 온실가스가 흡수한다는 사실이다.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은 분자 구조에 따라 고유한 진동수로 진동할 수 있다. 즉 에너지를 받아 들뜨면 자신의 고유한 춤을 추는 것이다. 지표면이 방출하는 적외선 에너지를 흡수해 그 장단에 맞춰 춤출 수 있는 기체가 바로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 가스다. 반면 대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질소나 산소 분자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킨다.

적외선을 흡수해 진동하는 분자들은 흡수한 적외선을 다시 사방으로 방출하는데, 이 중 아래를 향하는 성분이 지구 표면에서 재흡수되면서 지구의 온도를 높인다. 즉 온실가스는 지구 밖을 향해 방출돼야 할 에너지의 일부를 붙잡아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나 메탄 가스에 붙은 온실가스라는 주홍글씨는 이 기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들이 형성한 온실 효과는 사실 지구의 온도를 생명체가 탄생하고 번성할 정도로 올리고 유지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온실가스가 포함된 대기가 없었다면 지구의 기온은 영하 20도 정도로 떨어졌을 것이다. 문제는 온실효과가 아니다. 온실효과는 지구 생명체의 존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산업 활동과 문명이 발생시킨 여분의, 과도한 온실효과가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이산화탄소와 메탄 가스의 농도는 빙하 속 공기방울에 새겨진 지난 80만년 동안의 수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1세기의 끝에는 어떤 모습의 지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녹고 있는 북극권에 대한 우울한 소식이 지면의 한 면을 채울 때 다른 한편에선 메탄가스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 보도되고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의 저지는 더 나은 환경을 위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이다.

고재현 한림대 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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