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일본 사가(佐賀)시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 거리 연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아베 총리는 2012년 당 총재 선거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맞붙어 1차 투표에서 과반 없는 1위를 내줬으나, 국회의원 표 비율이 훨씬 높은 2차 투표에서 역전승했다. 2015년 당 총재 선거에는 단독 출마해 재선했다. 이번 총재 선거는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의 리턴매치인 셈이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가 당 소속 국회의원의 90% 가까운 지지를 확보했으며 당원 표의 경우 이시바 전 간사장의 선전을 허용하고 있지만, 과반수를 확보할 기세여서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의 압승 여부는 개헌 추진 강도와 직결될 전망이다. 압승할 경우 숙원인 헌법 9조 개정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 수 있지만 의외로 득표가 적을 경우 오히려 레임덕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우치야마유(內山融) 도쿄대 교수는 “아베 총리의 총재 3선은 확실하지만 압승하지 못하면 레임덕에 걸릴 수 있다”며 “이번 총재 선거는 신임투표의 성격도 있어 아베 총리가 지방 표에서 70∼80%를 획득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헌법 제9조의 1항(분쟁해결을 위한 무력사용 포기)과 2항(전력 불보유)을 유지한 채 자위대의 근거 규정을 추가함으로써 자위대 존재의 헌법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방위청장관과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전 간사장은 9조2항의 전력(戰力) 불보유 조항을 삭제하고 자위대를 국가 전력으로 인정하자는 입장이어서 아베 총리보다 ‘오른쪽’에 서 있는 인물이다. 한때 자위대 명칭을 국방군으로 개명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헌법 9조 개헌 시기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차기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인데 이시다 전 간사장은 개헌이 시급한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는 것이 둘의 차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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