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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생중계로 리더십·영향력 과시…'체제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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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8 18:56:29 수정 : 2018-09-18 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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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 예정 없던 차량 동승 등 돌발행동 / 文 대통령 특급 대접도 적극 홍보 / ‘배우자 동행’ 서구 외교 관례 따라 / 부인 리설주 ‘킬힐’… 개방성 보여줘 / 金, 직접 객실 앞 文대통령 안내 / “숙소 대단히 초라” 솔직 화법 여전 남한 최고지도자를 처음으로 자신의 주무대인 평양에 초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종 자신감이 넘쳤다. 공항 영접 실시간 생중계, 최고의 예우, 예정에 없던 차량 동승 등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이를 외부에 적극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함께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김정은, 리더십 부각 의도

18일 오전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두 팔을 벌리며 비행기에서 내려오자 김 위원장 역시 어색함 없이 환한 표정으로 팔을 벌렸다. 이미 두 차례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난 적이 있는 데다 ‘홈그라운드 경기’인 만큼 당황해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공항 직접 영접, 성대한 카퍼레이드 등 이어진 특급 대접은 최상의 예우로 문 대통령을 맞는 동시에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상국가의 수장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부인 리설주를 동행해 ‘배우자 외교’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외교 관례를 따르는 정상 국가의 면모를 보이려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카퍼레이드 깜짝 동행 등 예정에 없는 돌발 행동 역시 자신감을 보여주는 행보다. 김 위원장은 백화원 숙소에서는 직접 객실 앞까지 문 대통령을 안내했으며, 이따금 문 대통령의 허리에 손을 대며 리드하기도 했다.

손잡고… 포옹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와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평양 시민들이 18일 순안공항에서 백화원으로 향하는 도로변에서 꽃술을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함께 타고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고 있다.
순안공항에서 김 위원장이 공들여 문 대통령을 맞는 장면은 외신과 남한 언론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같은 장소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맞는 모습은 약 1시간의 시차를 두고 외부에 방영됐다. 2박3일 동안 예술공연, 선전용 건축물의 모습을 외부로 노출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정권의 건재함을 보이는 홍보수단이기도 하다.

북한 매체들은 두 정상의 만남은 녹화방송으로 내보냈지만,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이례적으로 예고 보도했다. 자신의 뜻대로 일정과 연출을 통제할 수 있는 평양에서 김 위원장은 남은 회담 이틀 동안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솔직 화법 여전… 인민복·킬힐 함께 선보인 김정은 부부

김 위원장의 솔직함도 여전했다. 4·27정상회담에서 북측의 낙후된 도로 환경을 스스로 언급했던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비슷한 화법을 이어갔다. 그는 백화원 숙소에 도착한 문 대통령에게 “세상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데,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 숙소가 대단히 초라하다”며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의 성의를 다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우리 판문점 지역에 오셨을 때,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충분치 못해서)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것, 제대로 된 한 끼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걸렸다. 그래서 오늘을 기다렸다”는 얘기도 건넸다. 회담의 최대 관심사인 ‘조미(북·미) 사이의 진전’도 직접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의상은 이날도 인민복이었다.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서 인민복 차림을 고수하는 것은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리설주는 어두운 색 투피스를 입어 흰색과 푸른 계열 투피스, 한복을 번갈아 입은 김정숙 여사와 대비됐다. 김 여사가 돋보이도록 배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리설주가 신은 높은 굽의 하이힐 구두와 무릎 위 길이 치마 등에서 정권의 개방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평양=공동취재단,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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