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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선후배' 문재인·양승태 기념식 조우 불발 [사법부 7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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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3 14:49:20 수정 : 2018-09-13 14: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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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70주년 기념식서 문 대통령과 전직 대법원장들의 인연 ‘눈길’ 부산·경남(PK)지역 인재의 산실로 통하는 명문 경남고 선후배인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법원장의 ‘조우’는 결국 불발로 끝났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만남이 성사될지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경남고 25회, 양 전 대법원장은 경남고 20회 졸업생이다. 이들은 경남고가 배출한 숱한 인재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경남고는 김영삼 전 대통령(3회), 박희태 전 국회의장(11회), 정홍원 전 국무총리(18회), 김형오 전 국회의장(20회) 등 행정·입법·사법부의 거물이 여럿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퇴임을 앞둔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양 전 대법원장의 기념식 불참은 실은 예견된 일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고 양 전 대법원장이 의혹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긴 어려웠으리란 시각이 많다. 이날도 대법원 청사 부근에는 ‘양승태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출현해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은 현 정부 들어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진 나쁘지 않은 사이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 본인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 경남고 동문들의 지지를 얻고자 열심히 뛰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10일 문 대통령의 취임식을 기념해 국회에 모인 헌법기관장들이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당시 현직이던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해 “개인적으로는 고교 선배님이 되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이 창립 70주년을 맞은 사법부를 향해 “지난 정부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일갈하면서 문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서로의 길을 걷게 됐다는 시각이 많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의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도 나란히 불참했다. 세 사람은 양 전 대법원장 밑에서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생존해 있는 전직 대법원장 6명 중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물론 김용철·김덕주 전 대법원장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고령이어서 건강문제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변호사 시절인 2009년 5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서 상주 자격으로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문상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윤관·최종영·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행사장을 찾아 문 대통령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들 중에선 이 전 대법원장과 문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이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 근무를 마치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4년 국회 탄핵소추를 당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위한 대리인단에서 활동했다. 그때 역시 변호사로서 대리인단 간사 노릇을 한 이가 바로 문 대통령이다. 이듬해인 2005년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며 이 전 대법원장을 새 대법원장 후보로 천거하고 인사검증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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