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당은 11일(현지시간) 지도부 회의를 열어 애초 부통령 후보였던 아다지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연방선거법원이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깨끗한 경력) 법령을 적용해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난달 31일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끝까지 싸우겠다’던 룰라 전 대통령도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한 사람이 불공정하게 갇힐 수는 있지만 사상까지 가둘 수는 없다”며 “우리는 수백만명의 룰라이고, 오늘부터 아다지가 수백만 브라질 국민의 룰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아다지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39%를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옥중 출마’가 좌절됨에 따라 그의 ‘후계자’인 아다지가 룰라의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이보페’가 이날 발표한 대선 후보 투표 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극우 성향인 사회자유당(PSL) 후보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26%로 1위를 달렸다. 이 업체의 지난 5일 발표 때보다 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그는 지난 6일 유세 도중 괴한이 휘두른 칼에 복부를 찔려 곧바로 인근 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은 뒤 상파울루 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회복 중이다. 이어 민주노동당(PDT) 시루 고미스 11%,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와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제라우두 아우키민 각각 9%, 좌파 노동자당(PT) 노동자당 페르난두 아다지 8% 순이었다. 오차범위(±2%포인트)를 고려하면 2∼5위는 사실상 차이가 없다. 나머지 후보 8명의 지지율은 미미했다.
대선 1차 투표일은 다음달 7일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득표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같은 달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보페는 보우소나루와 다른 주요 후보 4명이 각각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모두 4%포인트 이내의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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