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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귀화 선수, 이기면 국민 지면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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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21:46:45 수정 : 2018-09-12 21: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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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2일 끝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귀화 국가대표선수는 6명으로, 올해 2월에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때의 19명에 비하면 수는 훨씬 적지만 큰 활약을 했다.

한국인은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동메달)과 ‘여자 농구 코리아팀’(은메달)을 열렬히 응원했다. 남자 농구 국가대표 선수 중에서는 라건아 선수의 활약이 단연 두드러졌다. 라건아는 미국 버지니아 출신으로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본명으로 한국프로농구리그에서 활동하다가 2018년 1월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여자 농구 코리아팀의 김한별 선수는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킴벌리 로버슨으로 한국여자프로농구리그에서 활동하다가 2011년 귀화하였다. 미국 인디애나 출신의 김한별은 부상과 팀 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2017년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되었다.

귀화 선수는 여자 탁구 국가대표팀에도 있다. 전지희·최효주·김지호·서효원·양하은 선수로 구성된 ‘탁구 여자 단체 대표팀’은 동메달을 땄다. 전지희, 최효주 선수는 각각 중국 허베이(河北)와 장쑤(江蘇) 출신으로, 중국인 톈민웨이, 야오야오라는 이름을 버리고 2011년과 2013년 한국인이 됐다. 전지희 선수는 ‘탁구 여자 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전지희, 최효주 선수는 역대 ‘여자 탁구 국가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한 곽방방, 당예서, 석하정 등 귀화선수의 계보를 충실히 잇고 있고, 라건아 선수 역시 역대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의 주역이었던 이승준, 문태종 선수만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아쉽게 예선 탈락한 소프트볼 종목에서는 배내혜, 배유가 자매가 국가대표선수로 뛰었다. 그들은 재일동포로 2004년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배내혜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였다. 그러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소프트볼 대표팀 감독의 요청에 응해 2014년 5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그 후 그들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가 돼 인천과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활약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기량이 뛰어난 운동선수는 국가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와 사회단체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수 운동선수의 국적 변경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한국출신 운동선수도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에게 최선의 ‘삶의 기회’를 찾아 국적을 바꾼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복수국적제도’를 시행해 우수 외국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각국 사람들은 우수 운동선수들이 개인적 성취를 위해 열심히 땀 흘리는 노력을 인정한다. 한국인 역시 귀화 선수들뿐 아니라 외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한국출신 선수에게도 성원을 보내고 있다. 국경의 장벽이 낮아진 전 지구화 시대를 사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지난 7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였던 메수트 외질이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하며 국가대표 사퇴 선언을 할 때 발언한 “이기면 국민, 지면 이민자”라는 말을, 한국인은 경구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결과만 중시하기보다는 성취를 위한 그들의 노력을 존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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