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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해야 하나

우여곡절 끝 2015년 방폐장 운영 /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아직 없어 / 임시저장시설 용량 몇 년 내 포화 / 공론화 통해 합리적 대안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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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21:46:22      수정 : 2018-09-12 22:39:40
얼마 전 국내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성폐기물 중 일부가 사라졌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문제가 된 바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은 언제나 골칫거리다. 지금도 방사성폐기물 처리 관련 지역과 기관 들이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

인간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수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쓰레기가 존재하는데 원전에서 생기는 쓰레기도 있다. 이에 해당하는 개념이 바로 방사성폐기물이다. 원전은 생로병사의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각종 폐기물을 내놓는다. 원전을 아무리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더라도 폐기물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송성수 부산대 교양교육원 원장 한국과학기술학회 회장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법은 방사성폐기물을 ‘방사성물질 또는 그에 따라 오염된 물질로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의 세기에 따라 저준위·중준위·고준위 폐기물로 나뉜다. 저준위 폐기물에는 장갑, 덧신, 걸레 등이, 중준위 폐기물에는 방사선 차폐복, 원자로 부품이 포함된다. 고준위 폐기물은 주로 사용 후 핵연료를 지칭하며 사용 후 핵연료에서 분리된 핵분열 생성물의 농축 폐액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초우라늄 원소를 많이 포함한 폐기물도 여기에 속한다. 고준위 폐기물은 전체 방사성폐기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도 되지 않지만 방사선의 99% 이상을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장소가 바로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방폐장 건설이 시도됐다. 그러나 방폐장 부지를 선정하는 문제는 2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만 했으며, 2004년에는 ‘부안사태’로 불리는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 후 정부는 중·저준위 방폐장의 우선 건설, 지역주민의 투표를 통한 의견수렴,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 지급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결국 2005년 11월에는 경주가 방폐장 부지로 선정됐으며, 2015년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런데 경주 방폐장은 중·저준위 방폐장에 해당하며, 아직 고준위 방폐장은 마련돼 있지 않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임시저장, 중간저장, 영구처분의 단계를 통해 관리되며, 이론적으로는 임시저장에서 영구처분으로 직행할 수도 있다. 임시저장은 원전 내부의 관계시설에서 5년 이상 열과 방사능을 낮추는 것을 뜻한다. 중간저장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나 처분하기 전에 별도의 장소에서 일정 기간 저장하는 것으로 중간저장시설은 50∼60년 운영된다. 영구처분은 사용 후 핵연료를 인간의 생활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영구처분시설의 입지를 선정한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임시저장시설에서 보관 중인 단계에 있다. 문제는 관계시설의 용량이 포화되는 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이다. 그 시점은 월성 원전은 2019년 중, 우리나라 전체로는 늦어도 2030년대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폐쇄되는 원전이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준위 폐기물 처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많은 국민이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폐기물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정보를 널리 공개하고 공론화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10월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설치됐지만 논란만 거듭한 채 2015년 6월에 운영을 종료한 바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5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이 구성됐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참에 공론화 의미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공론화는 정책의제를 형성하는 단계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공론화를 정책결정 단계에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찬반이 뚜렷하고 잘 정의된 주제에 국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론화의 의미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단 지성을 발휘해 합리적 대안의 후보를 마련하는 데 있다. 정책결정은 그 다음의 일이다.

송성수 부산대 교양교육원 원장 한국과학기술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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