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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만료로 닫힌 '메르스 포털'…매번 땜질식 처방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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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11:06:48 수정 : 2018-09-12 1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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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년 전 만들었던 메르스포털(www.mers.go.kr)이 지난 6월 도메인 기한 만료로 폐쇄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사건만 터지면 온갖 대책을 쏟아냈다가 관심이 사라지면 흐지부지 되는 고질적인 땜질식 행정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12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3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최초 발생한 지 21일째가 되던 2015년 6월9일 복지부는 메르스포털을 개설했다. 처음 메르스 발병 병원이나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내놓은 대책이었다. 
12일 현재 메르스포털(www.mers.go.kr)은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
당시 포털에는 메르스 콜센터 전화번호와 ▲메르스 바로알기 ▲메르스 발생현황 ▲일반인 유의사항 ▲메르스 자료 ▲자가격리 대상자 유의사항 ▲여행자 주의사항 ▲의료인 주의사항 등이 담겼다. 많은 국민이 이곳을 통해 메르스 정보를 얻었다.

복지부는 메르스포털을 만들면서 3년치 도메인 주소 요금만 지불했다. 개설 당시부터 3년 뒤인 2018년 6월9일 이후에는 포털이 온라인상에 존재할 수 없었던 구조였던 셈이다. 당시 세계일보는 2009년 신종플루 발생 이후 정부의 기록들이 사라져 반면교사를 삼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메르스포털도 3년 뒤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세계일보 2015년 6월29일자 1면 참조> 12일 현재 메르스 포털은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

3년 전 메르스가 처음 발생하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급하게 메르스 콜센터도 운영했다. 콜센터는 처음 기존의 질병관리본부 신고전화 043-719-7777 국번으로 운영하다가 메르스 확진자가 122명에 달하던 그해 6월11일 109로 변경했다. 이후 다시 120으로 메르스 콜센터 번호는 여러차례 바뀌길 반복했다.
2015년 6월9일부터 운영됐던 메르스포털의 첫 화면 캡쳐.
현재는 감염병 관련 신고 등은 다시 통합돼 1339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아는 국민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1339 콜센터 운영에 대해 안다는 국민은 10명 중 3명(약 34.6%)에 그쳤다.

정부의 허술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3년 전 메르스 종식 선언 이후 보건복지부, 각 지자체, 병원, 의사협회 등 여러 곳에서 메르스 백서를 발간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를 한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없다. 2009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이후 행정안전부, 교육부, 대한의사협회 등은 각각 사스 백서를 발간했지만 6년이 지난 2015년 당시 확인 결과 재난담당 부서가 행정안전부와 국민안전처 등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자문서 파일이 사라졌다.

전직 질병관리본부장인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과거 감염병 발병 사례에서 잘못 대응한 부분을 담당공무원에게 교육·훈련 함으로써 새로운 전염병에 대응하도록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장관과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항상 새로운 내용을 주문하면서도 과거 경험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백서 학습을 필수 업무리스트에 넣어서 과거의 행정 실패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메르스포털 도메인은 돈이 없어서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중동 지역 여행자가 주의해야 할 감염병이 메르스만은 아니라서 감염병을 모아둔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 메르스 페이지를 따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에는 메르스 관련해 이번 달 작성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만 과거 메르스포털에 있었던 정보가 모두 제공되지는 않는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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