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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포퓰리즘 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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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1 21:58:13      수정 : 2018-09-11 21:58:12
카라카스의 베네수엘라 중앙대학 건물은 역사적인 유적이다. ‘모더니즘의 걸작’이라고 한다. 설계자는 카를로스 라울 빌라누에바. 이 대학 건물은 20세기 건축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2000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런 건물은 어떻게 카라카스에 지어졌을까. 25년의 역사 끝에 1960년대 말 완공했다. 우리나라가 가난에 신음하던 때다. 베네수엘라는 달랐다. 카라카스 2㎢ 땅에 초호화 건물 40개를 올렸다. 이 대학은 그중 하나다. 석유매장량 세계 1위. 땅만 파면 석유가 콸콸 쏟아진다. 돈이 넘친 베네수엘라. “남미 모더니즘의 역사를 보려면 카라카스에 가라”고 했다.

지금은? “어찌 망하는지를 보려면 카라카스로 가라”고 한다. 카라카스 거리의 상점들, 아무도 볼리바르화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 2.4㎏짜리 치킨 한 마리에 1460만 볼리바르. 치킨을 먹자면 수레에 지폐를 싣고 가야 한다. “그래도 과거 독일보다는 낫다”고 선전할까. 1923년 독일에서는 1달러를 바꾸려면 4.2조 마르크를 줘야 했다.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350만 볼리바르를 준다. 내일은 얼마로 오를까.

왜 이런 일이 터졌을까. 우고 차베스의 포퓰리즘이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1999년 대통령에 당선된 차베스, ‘공짜 복지’를 외쳤다. 차베스 14년 동안 ‘포퓰리즘 독배’를 마신 국민들, 지금도 그를 영웅이라고 할까.

돈이란 무엇인가. 상품교환, 가치척도 기능을 갖는다. 어찌 가능할까. 국가가 신용을 담보하니 모두가 돈의 가치를 믿는다. 돈을 믿지 않는다면? 망했다는 뜻이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투자가 죽어가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베네수엘라와 그리스의 사례를 분석한 기획을 한다고 하니 뼈아픈 포퓰리즘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기회로 삼겠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벼랑으로 내닫는 나라 경제의 내일이 훤히 보이는 탓이다.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이다. 김 부의장은 ‘청와대 레지스탕스’일까. 그럴 리가. 모두가 똑같은 말을 한다. “그렇지 않다”며 ‘빚 낸 돈’ 살포를 고집하는 것은 청와대뿐이다.

우리나라에는 석유도 없다. 무엇을 믿고 차베스를 좇는가.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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