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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원장 패싱에 엑소더스까지… 김상조 리더십 흔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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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1 16:00:12 수정 : 2018-09-11 1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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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검찰 수사로 기소된 현직 부위원장이 업무 전반에서 배제되는 등 위원회가 한 달 가까이 파행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수사로 공정위의 존립기반인 도덕성이 무너지면서 젊은 사무관 등을 중심으로 타부서 전출을 희망하는 ‘엑소더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조만간 공무원노동조합 공정위지부에서 간부들의 ‘갑질’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11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출발은 검찰 수사에서 비롯됐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공정위 퇴직자 재취업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간부 12명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기소자 명단에 현재 공정위 ‘넘버 2’인 지철호 부위원장이 포함됐다.

지 부위원장은 현재 “재취업 관련해 어떤 불법행위도 없었다”며 “1심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유죄 입증에 자신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재취업 관련 결격사유가 있었다면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걸러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결국 1심 판결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8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위 조직 쇄신 방안 발표에 앞서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김상조 위원장은 지 부위원장을 모든 업무에서 배제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다루는 전원회의뿐만 아니라 사건 및 위원회 업무보고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정무적으로 판단해 (부위원장에게) 보고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철호 패싱’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직원들 사이에는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공정위에서 일하다 퇴직한 공무원을 다시 불러 부위원장에 임명해 놓고, 모욕감을 주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변호사도 “(기소될 경우) 재판 기능이 있는 전원회의에서 제외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정무직 공무원의 다른 업무까지 배제하는 것은 무리한 처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검찰 수사가 공정위 직원 사기에 미친 영향도 크다. 재취업 비리 이후 다른 정부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로 전출하기 위해 신청서를 낸 직원이 70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600여명 수준인 공정위 인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이 전출을 희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는 과장급 공무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정위 사무관은 “1년 전만 해도 공정위에 다닌다고 하면 주위에서 격려해주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다른 부처 동기들조차 걱정스러워할 지경”이라며 “김상조 위원장이 오셨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과장급의 사기도 마찬가지다. 특히 검찰 수사 이후 발표된 전속고발제 개정안이 검찰 측 요구대로 이뤄지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도 약해졌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맞았으면 (전속고발제를) 뺏기지 말든가, 뺏길 것 같으면 맞지나 말았어야 하는데 얻어맞을 건 다 맞고 뺏길 것도 다 뺏긴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제대로 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조만간 직원들의 사기진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고시-비고시 출신 직원 간 연수프로그램 세분화, 연차 저축제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인적 쇄신 등 핵심에서 벗어난 대책”이라는 비판이다.

여기에 공정위노조는 조만간 간부들의 갑질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갑을 관계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 노조는 지난해에도 국·과장들의 갑질 행태를 조사를 통해 ‘쭈쭈바 과장’ 등을 폭로한 바 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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