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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못 삭인 女帝… ‘신성’ 오사카의 침착함 빛났다

입력 : 2018-09-09 20:51:53 수정 : 2018-09-09 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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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女단식 윌리엄스 꺾고 우승/키 180㎝에 69㎏ 당당한 체격 바탕/서브 최고 시속 191㎞… 여제 앞질러/
윌리엄스, 과도한 항의 연속 페널티/오사카, 일본인 첫 메이저대회 제패/세계랭킹도 단숨에 7위로 상승 전망
9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8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 코트에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세계랭킹 26위)와 21세의 ‘신성’ 오사카 나오미(일본·19위)가 함께 섰다. 세리나처럼 검은 피부에 180cm, 69kg의 당당한 체격까지 갖춘 오사카는 생애 첫 메이저 결승진출임에도 경기 시작 전부터 시작된 ‘여제’와의 팽팽한 기싸움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경기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3차례나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를 상대로 들뜨거나 겁먹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플레이를 해나가며 상대를 밀어붙였다. 결국, 경기 종료까지 있었던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잡아냈다. 오사카는 우승이 결정된 뒤에야 20대 초반다운 순진무구한 웃음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오사카는 세리나 윌리엄스에 2-0(6-2 6-4)으로 완승을 거뒀다. 1세트는 게임스코어 0-1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며 윌리엄스를 압도했고,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5-3까지 꾸준히 앞서가다 결국 6-4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인 오사카는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선수가 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한 리나(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남자부는 아직 아시아에서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오사카는 또한 올해 37세인 윌리엄스의 뒤를 이을 ‘포스트 세리나 윌리엄스’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했다. 이번 우승으로 오사카의 세계 랭킹도 단숨에 7위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오사카는 무엇보다 ‘파워테니스’의 대명사 윌리엄스를 힘에서 압도했다. 서브 에이스 6개를 꽂아 3개의 윌리엄스보다 2배 더 많았고, 더블폴트는 오히려 1-6으로 훨씬 적었다. 서브 속도에서도 최고 시속 191㎞를 기록, 189㎞의 윌리엄스보다 빨랐다.

오사카 나오미가 9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8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윌리엄스가 심판에게 과도한 항의를 하면서 연속으로 페널티를 받는 등 스스로 무너진 영향도 컸다. 윌리엄스는 경기 초반 코치의 지시를 부당하게 받았다는 이유로 1차 경고를 받았고 이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2세트 중반 자신의 라켓을 내동댕이쳐 2차 경고를 받아 오사카에게 1포인트를 내줬다. 윌리엄스는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주심은 게임스코어 4-3이 된 이후 세 번째 경고인 ‘게임 페널티’까지 부여해 순식간에 경기는 5-3으로 오사카가 앞서게 됐다. 이는 경기 막판 결정적 승부처가 됐다. 윌리엄스는 경기가 끝난 뒤 오사카를 안아주며 축하했으나 주심과는 악수하지 않았다.

이에 경기장을 찾은 미국 홈팬들이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야유를 퍼부으며 오사카가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패자 윌리엄스는 “야유는 그만하세요. 나오미를 축하하는 자리입니다”라고 관중들에게 자제를 부탁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2019년 대회에도 출전하겠다는 약속으로 팬들을 위로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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