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0% 만족할 대안은 없다"…병역특례 고심 깊은 軍 [뉴스분석]

입력 : 2018-09-04 19:08:59 수정 : 2018-09-04 22:03: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亞게임 계기 개정·폐지 목소리 커져/ 다양한 대안에도 형평성 해소 어려움/ 병역특례 기회 넓히는 ‘누적점수제도’/
과도한 경쟁에 스포츠정신 훼손 우려/‘은퇴 후 재능기부’ 실효성 떨어지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제도의 형평성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주무부처인 국방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던 1973년에 제정된 예술·체육 병역특례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정하거나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양한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예술·체육계와 국민 정서를 모두 충족하는 대안이 마땅치 않아 단 한 차례의 국제대회 입상으로도 혜택을 받는 현행 제도의 형평성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00% 만족할 만한 대안은 없다”

대안으로 가장 먼저 제시된 것은 누적점수제도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사람에게 점수를 주고,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사람에게 예술·체육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일부 인기 종목에 집중된 병역특례를 비(非)인기종목으로 확대, 스포츠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얻을 기회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반면 병역특례를 얻으려는 스포츠 선수들 간의 경쟁이 과열되면 국제대회 출전이 병역특례 도구로 전락, 스포츠 정신이 훼손될 우려도 나온다. 병역특례 인정 범위가 넓어져 병역특례를 받는 스포츠 선수가 지금보다 늘어나면 병역제도의 형평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2013년 병무청을 중심으로 누적점수제도 도입을 검토했으나 시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점을 의식했다는 평가다.

병역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은퇴 후 재능기부 형태로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도 제기되나 스포츠 선수의 은퇴 시점이 제각각이라 일괄적인 적용이 어렵다. 병역법, 예비군 및 민방위 제도 등 관련 법령 개정 소요도 적지 않다.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문제도 해소되지 않는다. 재능기부는 병무청이 2014년 12월 병역법을 개정하면서 병역특례를 받는 예술·체육요원은 544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도록 규정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군체육부대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선수와 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군 당국이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군 조직 축소와 인력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국군체육부대를 확대하면 다른 개편 대상 부대와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한다. 부대 규모 확대에 따른 추가 예산 마련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2018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지난 2월1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병역판정 대상자가 현역 입영대상자 판정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군, 중장기적 관점에서 개편 모색할 듯

국방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병역의 형평성과 공정성, 정책의 실효성을 감안해 관련 기관과 광범위하게 협의하면서 국민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0년대 초부터 병역자원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방부는 의무경찰,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현행 전환·대체복무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개정 여부가 검토될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여러 차례 시도됐던 감축 시도가 산업계와 이공계, 체육계 등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제도 개선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환·대체복무제도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내부 검토와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수찬·홍주형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