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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쿠바 주재 미 외교관들, 극초단파 공격받은 듯"

입력 : 2018-09-02 13:38:46 수정 : 2018-09-02 15: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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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 있던 미국 외교관과 가족들이 이명(耳鳴)과 두통 등의 증상을 앓은 것은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극초단파(microwave) 무기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말부터 쿠바와 중국에 있는 미국 외교관과 가족 30여명이 정체불명의 증상과 질환에 시달렸다.

의료팀이 쿠바에 있던 외교관 21명을 조사해 3월에 보고서를 내놨을 때는 극초단파는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서의 주 저자이자 펜실베이니아대 '뇌 손상과 치료 센터'의 소장인 더글러스 H. 스미스는 이제 극초단파를 주된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의료팀은 외교관들이 뇌 손상을 입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처음에는 모두가 회의적이었다"면서 "지금은 모두 거기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큰 소리가 울리거나 고음으로 벌레가 우는 것 같이 느끼는 증상이 음파 무기의 공격 때문이라는 추정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극초단파 공격이 대사관 직원들이 호소하는 고통스러운 소리와 트라우마 등의 원인을 더 그럴듯하게 설명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석을 통해 프레이 효과에 주목했다. 뇌가 일부 극초단파를 정상적인 소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으로 미국 과학자 앨런 H. 프레이 이름을 딴 이론이다.

과거 연방 수사기관의 컨설턴트로도 일했던 프레이는 러시아와 연계된 쿠바인들이 쿠바와 러시아의 관계 발전을 방해하려고 극초단파 공격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새로운 안보 위협을 평가하는 일을 지원하는 엘리트 과학자들의 모임 '제이슨'도 극초단파를 포함한 원인을 찾고 있다.

쿠바에서는 2016년 말부터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자택과 호텔 방에서 때로는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힘들 만큼 높은음의 소리에 시달렸다. 장기적으로는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며, 어지러운 증상을 겪었다. 수면 장애와 청력 손상도 있었다.

탐사매체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대사관 직원의 아내가 불편한 소리를 들은 뒤 집 밖을 봤더니 밴 차량이 급히 떠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비전통적인 무기를 사용한 공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트럼프 정부는 쿠바에 항의했으며 결국 지난해 10월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하기까지 하자 양국의 갈등은 첨예해졌다.

올해 5월에는 중국에 있던 미국인 외교관들도 아나바의 대사관 직원들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극초단파는 현대인의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이더에 사용되고 음식을 요리하며, 휴대전화와 기지국을 연결하는데도 쓰인다.

영어로는 이름이 같은 전자레인지(microwave)가 극초단파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극초단파는 일상생활에 무해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극초단파는 크기가 작아 정밀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데, 인간의 머리는 극초단파 신호를 받아들이는 좋은 안테나가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미군도 고통을 느낄 만큼 큰 소리나 심지어 말을 극초단파로 쏘아 적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 공군 과학자들은 단어나 문장을 적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군은 적의 신체를 마비시키는 기술을 추진했다.

러시아와 중국, 여러 유럽 국가도 기본적인 극초단파 무기를 만들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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