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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베의 압력?… '사학 스캔들' 보도 NHK 기자 결국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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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2 13:15:56 수정 : 2018-09-02 13: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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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토모학원 사건 보도 후 취재 일선서 배제 / 아베 정권 영향력 행사 증거 없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모리토모학원(森友學園) 스캔들 문제 특종 보도했던 일본 공영방송 NHK(일본방송협회) 기자가 좌천돼 결국 회사를 떠났다.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을 보도했던 NHK 아이자와 후유키(相澤冬樹·55) 기자는 최근 페이스북에 “저는 31년여 근무했던 NHK를 이달(8월) 31일 퇴직하게 됐다”며 “9월 1일부터는 신니혼카이(新日本海)신문사에 입사해 산하의 오사카니치니치(大阪日日)신문에서 계속 기자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아이자와 후유키 기자가 새로 둥지를 트는 오사카니치니치(大阪日日)신문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아이자와 후유키 페이스북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은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인 아베 신조 기념 소학교 건설 용지를 학원 재단이 국가로부터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400만엔이라는 헐값으로 수의 계약한 의혹 사건이다. 아사히신문이 처음 보도했으며 NHK 등도 관련 특종을 보도했다. 아이자와 기자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보도 후 취재 부문에서 제외돼 자료 정리 등을 담당하는 고사(考査)부에 배치됐다.

아이자와 기자는 기자의 길을 포기하고 NHK에 잔류할지 기자의 길을 계속 갈지를 놓고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자와 기자는 페이스북에 “31년간의 기자 인생에서도 모리토모학원 사건을 만난 것은 기대 이상의 기쁨이었고, ‘나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기 됐다’는 확신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5월 기자(직)에서 배제되는 (인사)이동 내시(內示·사전통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에 좋은 꿈을 꾸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어 그대로 (NHK에 남아) 일선을 떠나는 길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나는 아직 (기자로서의) 꿈을 꾸고 싶다, 이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기자를 계속하고 싶다, 이 일념으로 이번에 전직(轉職)을 결정하게 됐다”고 적었다.

아이자와 후유키 기자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퇴직과 전직’의 인사.
아이자와 후유키 페이스북
아이자와 기자가 페이스북에 퇴직·전직 인사를 마치며 남긴 글은 언론계를 넘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이 된다. “이것은 인생의 도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도박에서 제가 이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이자와 기자의 인사이동에 아베 정권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증거는 없다. 다만 지난달 26일 가고시마에서 있었던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출마 선언을 생중계하는 등 NHK의 아베 정권 종속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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