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인류는 어떻게 ‘우리’를 이루고 도덕적 종이 되었나

입력 : 2018-09-01 03:00:00 수정 : 2018-08-31 19:46: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마이클 토마셀로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1만9000원
도덕의 기원/마이클 토마셀로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1만9000원


도덕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왜 인간만이 도덕을 지니게 되었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소장이자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인 저자의 ‘도덕의 기원’은 대형 유인원과 인간 아동을 비교하는 광범위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떻게 초기 인류가 점차 협동적으로 바뀌고, 결국은 도덕적인 종이 되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2014년 출간한 ‘생각의 기원’의 자매 판이다.

‘생각의 기원’이 인류가 영장류에서 갈라져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한 무기인 ‘생각’에 관한 것이라면 ‘도덕의 기원’은 그 단계에서 나아가 인간이 공정과 정의로 대변되는 ‘도덕적 행동’을 어떻게 구조화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적 행동이란 자신의 이익을 타인의 이익에 종속시키거나 그 둘을 동등한 것으로 간주하며,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까지 느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40만년 전 초기 인류는 원숭이, 대형 유인원과의 먹이 경쟁을 하면서 나무 열매나 과일, 소형 포유류 대신 큰 사냥감을 노려야 했다. 협동과 협업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상대방을 인지하게 됐다. 복수의 행위자인 ‘우리’를 형성, 함께 행동하게 됐다. ‘우리’가 함께 먹이를 찾고 양자 모두가 자격이 있는 파트너로서 사냥 전리품을 동등하게 공유했다. 신뢰와 존중, 책임, 의무, 자격 등의 감각을 공유하면서 인간 특유의 ‘공정성의 도덕’이 등장하게 됐다. 초기 인류는 다른 어떤 동물 종과도 다른, 진정한 인간이 된 것이다.

시간이 흘러 15만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인구학적 변화는 다음 단계의 도덕적 진화의 배경이 됐다. 현대 인류는 더 크고 응집적이며 부족적으로 구조화된 문화집단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 개인들은 집단이 자신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집단에게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집단의 구속에 순응했다. 집단 내 성원들은 서로에게 특히 공감하고 충성했지만, 모든 외집단 야만인들에게는 비협조적이고 불신했다. 현대 인류는 집단들끼리 충돌하고 자원과 영역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와 경쟁 상대인 ‘그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그런 구분을 위해 문화적 정체성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옳고 그름’의 규범이 문화적으로 창조되고 객관화되면서 공정성을 체계화한 ‘정의의 도덕’이 등장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류는 개인들 간의 상호적인 도덕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성원으로 개인들을 묶는, 집단 중심적인 도덕을 갖게 됐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