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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위협론 이면에는 복잡한 국제정치 숨어있어”

입력 : 2018-09-01 03:00:00 수정 : 2018-08-31 1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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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승 한국외대 교수, 최근 중동정세 알기 쉽게 풀어내
유달승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2만8000원
시아파의 부활과 중동정치의 지각변동/유달승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2만8000원


“오늘날 이슬람세계는 크게 소수파인 시아파(10∼15%)와 다수파인 수니파(85∼90%)로 나눌 수 있다. 시아파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동생이자 사위인 ‘알리’가 진정한 후계자라고 믿고 있다. 시아(shia)는 ‘무리’ 또는 ‘당파’라는 의미로, 알리가 처음 시아라고 쓴 데에서 유래됐다. 수니파는 예언자의 관행, 즉 순나(sunnah)를 따르는 사람들로 자신들이 정통파라고 자처한다.”

한국외국어대 유달승 교수는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중동정세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란이 부상하면서 중동 각국에는 ‘시아파 초승달 시나리오’가 유행해 왔다. ‘시아파 초승달 시나리오’란 ‘시아파 위협론’을 의미한다. 이란의 부상이다. 물론 이란의 부상에 위협을 느낀 사우디아라비아와 주변 수니파 국가들이 퍼뜨린 측면이 크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 갈등은 뿌리깊다. 이 갈등은 최근 시리아 내전과 예멘 내전을 통해 표면화되었다. 이 두 내전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분석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결이 중동정치의 주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수니-시아파 종파 갈등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다.

저자 유달승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 중동 정세를 풀이한 이 책에서 “종파 갈등을 적절히 이해하면 한국에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유 교수는 “시리아 내전에서 수니파인 사우디는 같은 종파인 시리아 반군을, 시아파인 이란은 역시 같은 종파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식”이라면서 “예멘 내전에서는 사우디 중심의 수니파 연합군이 후티 시아파 반군을 공격하고 있고, 이란은 후티 시아파 반군을 지원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중동정세를 단순히 종파 갈등으로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이란을 지원하는 중국과,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오는 10월 12∼13일 워싱턴에서 이란 부상을 견제할 목적으로 아랍판 나토인 ‘중동전략동맹(MESA)’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악화된 주된 요인으로 중국의 부상을 꼽았다.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한 중국은 자원의 보고인 대이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은 이런 중국을 견제하면서 대이란 적대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매우 특이한 나라다. 일반적으로 석유가 많으면 천연가스가 적고, 반대로 천연가스가 많으면 석유가 적다. 하지만 이란은 석유도 많고 천연가스도 많다. 심지어 광물자원도 풍부하고 인구도 많다. 그래서 이란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호주, 터키를 모두 합친 나라라고 부른다. 이란은 풍부한 자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

이란의 석유 매장량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4위이다. 하지만 이 순위는 셰일 오일과 오일샌드를 비롯한 비전통적인 석유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과거 전통적인 석유 매장량만 기준으로 하면 세계 3위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2014년부터 세계 1위(세계 18.2%)이다. 이란의 광물 매장량은 600억톤 이상이며, 세계 광물의 7%(10위)를 차지한다. 아연(세계 1위), 철광석(세계 9위), 우라늄(세계 10위), 납(세계 11위), 구리(세계 17위), 석탄(세계 26위) 등이 고루 분포돼 있다.

이란의 인구는 작년 기준으로 8200만명으로 중동에서는 이집트 다음으로 많다. 또한 30대 이하의 청년들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래 거대 소비시장이다. 전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수송량의 4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는 이란은 ‘세계에너지의 생명선’을 쥐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18억명인 중동 전체 인구는 2030년이면 28억명 이상이 될 것이며 거대 이슬람 소비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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