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이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을 피규어로 재창조해 판매수익금 전액을 후손에게 전달하는 이들이 화제다.
잊지 않아야 하는 것들이 점점 흐려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두 청년이 벌이는 ‘위인프로젝트(WE-IN PROJECT)’다.
시간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위세임(wesame)’의 김은총 대표와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는 3D프린터 제작업체 센트롤과 손을 잡고, 안중근 의사의 좌상 피규어 제작 및 크라우드 펀딩을 지난해 2월부터 4월 중순까지 벌였다.
안중근 의사 좌상 피규어.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 제공. |
전통기술 명장의 제품 판매 등을 돕고자 크라우드 펀딩 경험이 있던 이들은 대한민국의 지금이 있기까지 싸운 독립운동가를 잊지 말자고 말하려 약 20cm 높이 피규어 제작을 결정했다.
위인프로젝트는 △콘텐츠 기획 △제작 △크라우드 펀딩 △성공 △양산 고려 등의 단계로 구성된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실패한다면 기획으로 돌아간다.
안중근 의사 피규어 크라우드 펀딩에는 후원자 총 349명이 참여했으며, 목표액의 104%에 해당하는 2600여만원이 모였다. 이들은 안중근 의사 피규어 크라우드 펀딩을 한 번 더 진행할 계획이다.
김구 선생 피규어.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 제공. |
김구 선생이 태어난 날(8월29일)을 기념해 이날부터 ‘한국이 가장 사랑하는 독립운동가, 김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두 사람은 “한국은 엄청난 역사를 기반으로 한 매력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구 선생 피규어 프로젝트가 일제에 맞서 싸웠던 그의 정신을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 생산이 가능한 틀까지 만들어 김구 선생 피규어 제작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피규어 크라우드 펀딩은 내달 28일에 끝난다.
김 대표는 “전시회와 다큐멘터리 등과 같은 방식이 아닌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소중한 가치를 얘기하고 싶었다”며 “김구 선생의 냉철함과 강인함을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관순 열사 피규어.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 제공. |
지난 3~4월에는 유관순 열사 피규어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후원자 75명 참여로 목표액의 138%에 해당하는 약 695만원이 크라우드 펀딩에서 모였으며, 제작비를 제외한 수익금의 약 10%를 유관순 열사 오빠인 유우석 지사의 맏며느리이자 3·1여성동지회의 명예회장인 김정애(82) 여사에게 전달했다.
서 총괄 디자이너는 “선생님께서 우리의 활동을 좋게 평가해주셨다”며 “독립에 기여한 여성 운동가들도 많지만,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역사 재해석이 콘셉트이지만 그 시대를 살지 않았고, 참조할 자료도 부족한 게 사실이어서 독립운동가 피규어 제작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른다.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위세임(wesame)’의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와 김은총 대표(왼쪽부터). 서현호 총괄 디자이너 제공. |
서 총괄 디자이너는 “남겨진 사진이 매우 적다”며 “유관순 열사는 생가 근처 동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모습과 피규어가 다른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다행히 들은 적 없었다”며 “인물 자료 수집이 어려운 건 사실이고,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생각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올해 안에 윤봉길·이봉창 의사 피규어도 제작한다. 구체적으로 인물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도 같은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 총괄 디자이너는 “역사적인 내용과 피규어라는 형태를 조합해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의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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