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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의식불명 되자 상속받으려 무단 혼인신고

입력 : 2018-08-30 16:25:57 수정 : 2018-08-30 16: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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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0대에 집유 2년 선고…"도덕적·법적 비난받을 범죄"
뇌출혈로 쓰러진 동거녀의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무단으로 혼인신고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A(27)씨의 동거녀 B씨는 지난해 6월 26일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A씨는 주점을 운영하던 B씨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무단으로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다.

B씨의 신분증과 도장을 이용해 혼인신고서를 작성했고, 증인을 적는 칸에는 A씨 아버지와 동생의 이름을 적었다.

A씨는 B씨가 쓰러진 지 이틀 만인 28일 울산의 한 구청 민원실에 위조한 혼인신고서를 제출해 혼인신고를 마무리했다. B씨는 A씨가 혼인신고한 지 사흘 만인 7월 1일 숨졌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안재훈 판사는 사문서위조, 사서명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와 사실혼 관계였으므로 혼인신고에 대한 B씨의 추정적 승낙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혼인의 의사가 있으면서도 장기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하지 않던 혼인신고를 B씨가 쓰러진 다음 날 다급하게 한 점, B씨에게 신장 이식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고도 장기이식에 필요한 혼인신고는 미뤘던 점, 두 사람이 같은 집에 살면서 각방을 쓴 점, A씨 집안과 B씨 사이에 교류가 없었던 점 등으로 볼 때 B씨의 추정적 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사경을 헤매는 데도 건강을 걱정하기는커녕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혼인신고부터 챙기는 등 도덕적·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B씨의 주점 영업을 도왔고, B씨가 치료를 받을 때 여러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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