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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에 … 美와 멀어지는 佛·獨

입력 : 2018-08-28 20:39:09 수정 : 2018-08-28 21: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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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동맹에도 관세폭탄 등 갈등 ‘불편한 심기’ / 마크롱, 재외공관장회의서 성토 /“美 정책 탓 다자주의 중대한 위기 / 유럽 안보, 더 이상 美에 의존 못해” / 메르켈은 푸틴과 회동 현안 논의 / 트럼프 비난에도 양국 협력 강화 / 獨 외무 “美와 분리된 결제망 써야”
오랜 동맹 관계를 유지한 유럽 맹주들과 미국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관세 폭탄’을 터뜨리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등 ‘미국 제일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안하무인 행동에 유럽 동맹국들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으로 재외공관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미국의 정책 탓에 다자주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의 모든 외교활동과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과 함께 전후 세계질서를 구축한 파트너(미국)가 공동의 역사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유럽은 안보를 더는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라며 미국을 거치지 않고 유럽의 안보 문제를 러시아와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자국의 외교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최근 미국의 행동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마셜플랜(유럽부흥계획)을 통해 유럽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했고, 나토 등을 통해 자유주의 질서를 구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은 나토의 방위비 분담 문제로 유럽 국가들과 갈등을 일으켰고, 유럽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통상 마찰을 빚는 등 유럽 동맹국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맏형’을 자처하는 독일도 미국과 거리 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노드 스트림-2’ 가스관 건설공사 등 양국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며 노드 스트림-2 사업을 맹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귀담아들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최근 자국 경제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유럽이 미국과 분리된 국제 금융 결제망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적용하기로 하자, 유럽 기업을 보호하고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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