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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칼럼] 경제정책, 다시 시작하자

고용 못 늘린 건 정책오류 탓 / 정부는 예산 투입하겠다지만 / 독의 밑 깨뜨리고 물 붓는 격 / 지금 필요한 건 ‘포용적 성장’

관련이슈 : 이필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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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6 21:07:43      수정 : 2018-08-26 21:07:42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한계상황을 맞았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지난해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가 5000명에 그쳤다. 취업자 증가율이 사실상 0%다.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취업자가 급격히 감소했던 2010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취약계층의 실업이 많아 2분기 5분위 소득배율이 5.23배로 증가했다. 빈부격차가 10년 만에 최악이다. 정부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무려 54조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본예산 36조원, 추가경정예산 14조8000억원, 고용안정자금 3조원 등이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거꾸로 마비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긴박한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에 최소 22조50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일자리 문제를 계속 국민 세금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1년간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실패한 것은 정책의 오류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재정정책보다 산업을 발전시켜 기업의 고용창출능력을 높이는 산업정책을 먼저 펴야 했다. 이를 무시하고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직접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올려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집중적으로 폈다. 또 기업 이익에 반하는 노동정책을 펴 반기업 정서를 드러냈다. 그러자 가뜩이나 부실한 산업이 발전동력을 잃어 일자리를 줄인다. 특히 문제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때문에 사업이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근로자 해고와 폐업의 위기에 처했다. 7조원의 돈을 푸는 대책을 내놨으나 끝이 안 보인다. 독의 밑을 깨고 물을 붓는 격이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정책기조를 놓고 경제팀의 의견 차이가 크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의 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원천적으로 수정을 반대한다. 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의 속도조절과 함께 기업을 일으켜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는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정책을 선택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정책이 옳고 상대방의 정책은 그르다는 배타적인 자세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김 부총리는 고용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장 실장은 확실한 고용감소 증거가 없다고 반론을 편다. 최근 고용참사에 대한 해법을 놓고도 김 부총리는 정부정책의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반면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다. 침몰하는 배 위에서 두 명의 선장이 다른 노를 젓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을 향해 고용 개선에 자리를 걸라고 질책했다. 그러나 기존의 소득주도성장론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 보낸 축하메시지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른 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어제 장 실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투자에 비해 소비의 비중이 낮다고 지적하고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대응이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살릴 것인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자칫하면 정부가 정책의 실패를 확대재생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 경제는 주력산업이 무너지는 구조적 위기에 처했다. 이에 미래산업 발굴과 기업혁신이 없으면 어떤 재정정책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예산을 계속 투입할 경우 경제와 정부가 함께 무너지는 재앙을 낳을 수 있다.

정부는 경제팀을 바꿔 경제정책을 다시 펴야 한다. 우리 경제가 필요한 것은 포용적 성장이다. 정부는 포용적 성장이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이라고 밝히고 정부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포용적 성장은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고용과 소득을 늘리는 소득주도성장과 개념이 다르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격차 확대, 일자리 감소 등 기존경제의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경제모형이다. 따라서 모든 경제주체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배분하는 시장경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해 벤처와 중소기업 중심의 균형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다음 공정거래, 노동개혁, 복지정책을 효과적으로 펴 소득을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포용적 성장의 길이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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