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한국 깻잎과 상추는 한국이 아니면 먹기 어려운 채소다. 그러다 보니 교민들 사이에는 ‘깻잎 향수병’이란 말도 나온다. 일부 수출은 하지만 쉽게 시들 수 있는 엽채류라서 항공편으로 운송해야 한다. 당연히 현지 가격은 비싸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배로 운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컨테이너 하나를 가득 채울 물량이 되지 않으면 단가가 맞지 않는다. 신선도도 보장할 수 없다. 시금치 등 다른 엽채류도 마찬가지다.
배 운송의 관건은 엽채류의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였다. 채소마다 최적 온도가 조금씩 다르다. 게다가 배로 이동하는 시간은 비행기보다 수십배는 길다. 그러나 운송비는 4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이어서 잘만 된다면 현지의 가격 경쟁력도 있다.
농진청은 깻잎 등 쉽게 시드는 엽채류의 선박 운송을 위해 신선도를 길게 유지할 수 있는 포장 기술을 개발했다. |
23일 농진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싱가포르로 엽채류 선박수출을 진행했다. 엽채류가 싱가포르까지 배 이동시간인 8∼9일을 비롯해 유통과정까지 15일 이상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포장이었다.
김지광 농진청 저장유통과장은 “저장온도 3도를 유지하면서 파라핀코팅 신선지로 포장을 하거나 예비냉장, 세척 후 수분 손실 방지 포장 등 채소의 특성에 맞게 각기 다른 포장을 했다”며 “교민들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까지 우리 채소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활짝 웃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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