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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가 생명’ 깻잎·상추, 선박 수출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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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3 20:18:09 수정 : 2018-08-23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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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시들어져 비싼 항공운송에 의존 / 농진청, 15일 이상 보존·포장기술 개발 / 싱가포르로 엽채류 배 운송 13차례 성공 ‘깻잎’. 한국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그의 오묘한 향이 떠오르며 군침이 도는 단어다.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등에서도 깻잎을 재배하고 식용으로 먹지만 우리나라 깻잎의 진한 향은 나지 않는 조금 다른 품종이다. 상추 역시 그렇다. 외국의 상추는 우리나라 상추보다 약간 쌉싸름한 뒷맛도 덜하다.

그래서 한국 깻잎과 상추는 한국이 아니면 먹기 어려운 채소다. 그러다 보니 교민들 사이에는 ‘깻잎 향수병’이란 말도 나온다. 일부 수출은 하지만 쉽게 시들 수 있는 엽채류라서 항공편으로 운송해야 한다. 당연히 현지 가격은 비싸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배로 운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컨테이너 하나를 가득 채울 물량이 되지 않으면 단가가 맞지 않는다. 신선도도 보장할 수 없다. 시금치 등 다른 엽채류도 마찬가지다.

배 운송의 관건은 엽채류의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였다. 채소마다 최적 온도가 조금씩 다르다. 게다가 배로 이동하는 시간은 비행기보다 수십배는 길다. 그러나 운송비는 4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이어서 잘만 된다면 현지의 가격 경쟁력도 있다. 

농진청은 깻잎 등 쉽게 시드는 엽채류의 선박 운송을 위해 신선도를 길게 유지할 수 있는 포장 기술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5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4년의 연구 끝에 경기도 포천에서 생산된 깻잎을 비롯한 시금치, 열무, 풋고추, 애호박, 얼갈이배추 등을 한 컨테이너에 실어 배편으로 싱가포르의 마트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수출 기술이 확보된 딸기도 함께였다.

23일 농진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싱가포르로 엽채류 선박수출을 진행했다. 엽채류가 싱가포르까지 배 이동시간인 8∼9일을 비롯해 유통과정까지 15일 이상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포장이었다.

김지광 농진청 저장유통과장은 “저장온도 3도를 유지하면서 파라핀코팅 신선지로 포장을 하거나 예비냉장, 세척 후 수분 손실 방지 포장 등 채소의 특성에 맞게 각기 다른 포장을 했다”며 “교민들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까지 우리 채소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활짝 웃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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